작년 3월 완도읍 장좌리에 위치한 바나나 재배농가 커피나무느림(대표 김완삼)에서 신우철 군수, 허궁희 군의회 의장, 김진수 농협완도군지부장, 아열대 과수 재배 농가 등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현장 평가회가 진행됐다. 완도에서 친환경 바나나 첫 출하를 기념하는 자리였다. 최근 완도가 키운 친환경 바나나 맛이 이슈다. 더구나 김완삼 대표는 바나나와 커피나무를 동시에 재배해 체험농장으로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했다. 완도가 자랑하는 친환경 바나나 농장 커피나무느림을 찾았다.

김경윤 기자

유기농 바나나와 커피, 최고의 조합

완도군 유일의 바나나 농장, 커피나무느림. 그런데 바나나 농장 이름에 커피가 붙어 있다.

“커피나무느림은 전남에서 유일한 유기농 바나나 농장입니다. 올해 유기농인증을 받았지요. 바나나 재배를 처음 시작할 때 차별화된 시장을 만들겠다고 다짐하면서 시작했습니다. 유기농 브랜드로 차별화하고 바나나 나무 사이에 커피나무를 식재해 또 다른 사업모델을 만들었습니다. 커피는 주변 토양과 환경을 흡수해 맛에 반영하는 습성이 있는데, 바나나가 묻어나는 커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완도친환경농업협회 사무처장을 겸임하고 있는 김완삼 대표의 설명이다. 덧붙여 설명하자면 바나나는 고온 및 저온 피해에 민감한 커피나무에 그늘을 만드는 차광의 역할로 시너지효과를 낸다. 면적이 넓은 바나나 잎이 커피의 일소피해를 예방해 주는 역할을 한다. 김 대표가 재배하는 바나나 품종은 ‘송키밥’이라는 것으로 다른 품종에 비해 식물체의 크기가 1.5~2.5m로 작고, 다소 저온인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수확이 가능해 아열대 지방에서 재배가 적합하다. 품종의 특징을 살펴보면 ‘송키밥’은 수용성 식이섬유, 펙틴, 칼륨 및 비타민류를 풍부하게 함유하고 있다. 수용성 식이섬유와 펙틴은 변비 예방 및 개선에 도움을 주고, 칼륨은 나트륨 배출 및 혈관 확장을 도와 고혈압과 합병증 예방에 도움을 준다.

아열대 과수 메카를 꿈꾸는 완도의 비전

김완삼 대표의 농장 입구엔 ‘아열대작목 소득화 시범농장’이란 푯말이 설치되어 있다. 김 대표의 농장은 지난 2020년 완도군농업기술센터, 전남농업기술센터, 농협중앙회완도지부에서 진행한 국내산 아열대작물 재배 농가 소득향상을 위한 지원을 받아 만들어졌다. 아열대 과수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완도군의 노력은 지속적이면서도 체계적이다. 완도군은 지난 3년간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아열대 과수 분야, 9개 시범 사업(44개소)을 추진하였으며, 재배 기술 연구와 하우스 시설 구축 등을 지원했다. 현재 완도농업기술센터는 다양한 아열대작물 재배 기술 보급과 농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기술투자와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경영비 절감에 진심인 농부

코로나19 이후 급격히 진행된 농자재 가격 인상의 여파에서 김 대표도 자유롭진 않았다. 다행인 것은 김 대표가 이전부터 꾸준히 경영비 절감을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다. 바나나 나무는 식재 후 1년이 지나면 바나나 수확이 가능할 정도로 생육이 빠르다. 그만큼 양분 공급이 필요한 수목이다. 김 대표는 액비를 자가제조하고 우분을 발효시켜 사용하면서 경영비를 절감하고 있다. 또 농장 근처의 흙을 일정 비율로 배합해 토양을 부분 개량하면서 토양 속 미생물과 누룩 등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완도만의 커피문화 창조하고 알리고파

베테랑 바리스타이기도 한 김 대표는 지금도 커피 공부를 계속하고 있다.

“커피의 매력은 커피가 단순 농산업이 아니라 하나의 문화산업이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6.25때 미군을 통해 커피가 보급되기 시작했는데, 초기엔 각성효과로 커피가 유용되었지만 지금은 공간과 만남의 문화로 커피 문화가 확대·재생산되고 있습니다. 최근엔 지속가능한 커피가 화두입니다.”

김 대표는 농장 근교에 위치한 김 대표의 로스팅까페에서 직접 원두커피를 내리면서 설명을 이어나갔다. 더불어 완도 커피가 나가야 할 방향으로 ‘완도만의 자연·문화 환경을 담은 로컬화된 완도커피문화를 창조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커피는 와인의 떼루아(프랑스어로 ‘토양’ 또는 ‘풍토’를 뜻하는 고유 단어 terroir. 포도주가 만들어지는 자연환경 또는 자연환경으로 인한 포도주의 독특한 향미를 뜻)처럼 커피나무가 자라는 환경, 토양, 미생물 등에 따라 가지각색의 맛이 만들어진다. 김 대표의 커피가 스타벅스 리저브 커피 못지않은 독특한 맛을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완도 커피, 완도 커피문화가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