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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01-17 17:22
[쉽게 배우는 미생물이야기] 쉽게 배우는 미생물이야기 (87)
 글쓴이 : 친환경 (58.♡.80.182)
조회 : 298  

[▲사진 -GUANO]

2018년은 다른 해와 달리 정말 다사다난했던 해였던 것 같다. 국내외 꽤 굵직했던 뉴스와 화제들이 넘쳐나는 해였다. 올 여름 40도를 넘나드는 찜질 더위로 온 국민이 밤잠을 못 이루정도의 열대야를 겪었는데 12월 말인 오늘은 영하 13도까지 기온이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일년 동안의 온도 격차가 너무 많은 것 아닌가 생각이 든다. 어쨌든 이러한 온도 조건하에서도 미생물들은 소리 없이 토양 어느 곳에선가 자기 할 일을 묵묵히 감당하고있을 것이다.

1800년도 초반 독일의 훔볼트(Alexander Humboldt)가 남미 칠레 해안가를 탐험하다 발견한 구아노(Guano)를 서구에 소개하여 유기질 인산 비료로 활용한 것을 계기로 비료라는 개념이 처음 도입되었다(서구에는 처음이지만 잉카 제국에서부터 비료로 사용되어져 왔음).

건조한 해안지방의 바다새의 배설물이 퇴적되어 만들어진 구아노의 양이 한정이 되어있기에 유럽과 미국의 농민들이 본격적으로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수천년 동안 축적이 되었던 구아노도 얼마 지나지 않아 양질의 구아노는 바닥을 드러내고 이후 비료의 맛을 본 농민들은 구아노를 찾게 되는데 수량을 공급할 수 없게 되어 화학비료 개발에 도화선을 붙인 격이 되었다.

이후 독일의 하버와 보쉬에 의해 공기 중의 질소를 작물이 흡수할 수 있는 암모니아로 변형되어 농업 생산성이 획기적으로 증가되는 전기가 마련이 되었다. 이렇게 화학비료의 등장에 힘입어 농업 생산성이 비약적으로 늘어남에 따라 인류가 그 어느 때보다도 풍요로운 시대를 맞이하게 된 것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우리에게 풍요로운 미래만을 약속해 줄 것 만 같았던 화학비료에 의해 토양이 산성화가 되고 지하수가 오염되며 궁극적으로는 바다에까지 영향을 미쳐 녹조류의 범람을 야기하게 되었다. 이에 토양을 복원하기 위하여 대안으로 미생물이 떠올랐고 미생물 공급을 통하여 지력이 보존되고 급기야는 친환경 유기농업이 보편화되기 시작했다.
친환경농업은 안전한 먹을거리 생산뿐만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고 나아가서는 한 나라의 식량주권과도 관계가 있는 만큼 중요하며 농민들도 이러한 친환경농업의 의미를 알기에 힘들고 눈앞의 이익이 없을지라도 소신을 가지고 묵묵히 현장에서 땀을 흘리고 있는 것이다. 그러한 추세에 발맞추어 미생물에 대한 관심과 사용은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 간혹 미생물을 맹신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은 여전히 계속 되고 있다.

유용한 미생물을 토양에 넣으면 그 녀석들이 토양에 들어가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토양이나 작물에 좋은 영향을 주겠지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 미생물을 사용하고 있다
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환경조건이 맞아 떨어져야 한다. 미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조건은 천차만별이다. 어떤 녀석은 40℃가 넘는 고온에서 잘 자라는 반면 다른 미생물은 20℃ 이하의 서늘한 곳에서 자라기도 한다. 또 약산성인 pH를 좋아하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중성이나 알칼리 조건을 더욱 선호하는 미생물들도 있다. 식성 또한 제각각 이어서 풀만 먹는 채식주의 미생물이 있는 반면 생선이나 고기를 좋아하는 녀석들도 있다. 이렇듯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이크로 단위의 미생물들도 각각의 취향이나 개성이 뚜렷해서 자기가 좋아하지 않는 조건에서는 움직이지 않고 그저 자기가 좋아하는 조건이 이르기만 무작정 기다릴 따름이다.
일반적으로 농업 현장에서 많이 사용하는 미생물들은 효모, 유산균, 광합성 세균 그리고 바실러스 세균 종류이다. 예를 들어서 1㏄당 1억 마리(108) 이상 자라있는 유산균 배양액을 토양에 뿌리면 농민들은 유익한 미생물인 유산균이 우점을 하면서 병원균 발생도 막아주고 뿌리 발육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된다. 그러나 유산균의 대부분은 공기가 없어야 잘 자랄 수 있는 혐기성 미생물이고 좋아하는 먹이는 우유와 같은 것들인데 아무리 많은 밀도의 유산균이 토양에 투입되더라도 유산균이 자라기 좋은 혐기조건과 우유와 같은 먹이 성분이 있는가 말이다. 조건이 맞질 않으니 토양에 들어간 유산균 대부분은 죽을 수 밖에 없다. 유산균이 죽으면 유산균의 죽은 사체는 단백질원이 되어 결국에는 아미노산의 형태로 식물의 양분 역할을 한다. 좀 더 이해를 돕기 위해 우리가 섭취하는 식품들을 예로 들면 좀더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유산균이 듬뿍 들어있는 김치나 요구르트를 먹으면 가장 먼저 접촉하는 곳이 입안인데 입안에 유산균이 정착을 하여 자라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된다. 우리 생각대로 라면 입안에 유산균이 가득해야 하는 것인데 입속에 유산균이 정착해 있다는 연구는 아직 들어보질 못했다. 비근한 예로 청국장 발효균인 Bacillus subtilis(바실러스 섭틸리스)가 가득한 음식을 먹는다고 청국장 발효균이 우리 입안에 정착해 자라는지도 곰곰이 생각해 볼 일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입안에 충치를 유발하는 Streptococcus mutans(스트렙토코커스 뮤탄스) 미생물들을 수시로 퍼먹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그래도 지금 이 순간에도 수단 좋은 그 녀석들은 우리 입속을 점령하여 충치를 유발하고 있다. 이렇듯 미생물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자라거나 우점을 하지 않는다. 원하는 미생물이 선호하는 조건을 파악하여 맞추어 줄 때에 비로소 미생물들이 실력 발휘를 할 것이다.
사람이나 가축이 유산균을 섭취하면 입에서 우점이 안되고, 위에서는 더욱 안되고 소장을 지나 대장에 이르러서야 정착하며 자라게 되는데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생각해 보면 무조건 미생물을 집어넣는다고 아무 곳에서 자라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다. 환경 조건이 맞아 떨어질 때에 비로소 정착이 된다는 것이다. 토양에 유익할 거라 생각되는 미생물들을 아무리 많은 밀도로 넣어주어도 환경조건과 맞질 않으면 우점이 안 되어 우리가 원했던 효과가 나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