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산물은 일반농산물과 달리 별도의 품위기준이 없다. 더 건강하고, 더 지속가능한 농업을 지향하는 친환경농업에서는 농산물의 품위를 단순히 크기로 구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친환경농산물을 일반농산물의 품위기준에 맞추다 보면 많은 친환경농산물이 버려질 수 있다. 실제로 학교급식에 공급된 친환경농산물들이 일반농산물보다 모양이 일정하지 않거나, 색깔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반품되어 폐기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하고 있다. 학교급식현장과 생산현장 간의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이해의 간격을 좁히고, 상생의 관계를 구축하는데 도움이 되고자 친환경농산물자조금에서는 지난해 ‘친환경급식 식재료 품질안내서’를 발간했다. 월간 친환경에서는 친환경학교급식에 들어가는 농산물의 세부적인 검품기준을 소개한다.

| 김경호·이경민·김경윤·손무경 기자 | 

과수류 

1. 사과 

공급규격은 무농약일 경우 중량은 160g 이상(±3%)이며, 당도는 부사류 12°Bx, 그 외는 10°Bx이며, 색택에 대한 기준은 없다. 유기농은 140g 이상(±3%)이며 공급이 가능하다. 검품기준의 경우 품종 고유의 모양을 유지하고, 작은 마른 흠집은 허용된다. 외관은 과피에 병해의 흔적이 적고 진행형 검은점, 과피 수축 현상이 없어야 하며, 과속은 내부 갈변현상, 생리장애로 인한 품질 저하는 제외된다. 낙과의 경우는 출하가 금지된다.

친환경사과는 품종별 출하시기가 다르며, 여름사과인 아오리, 홍로는 8~9월, 중생부사는 료까, 나리따, 시나노스위트, 감홍 등은 9월 중~10월 중순, 만생부사인 후지, 미얀마 등은 10월 이후가 주 출하시기이다.

친환경사과는 관행사과와는 달리 유기농자재(석회보르도액, 석회유황합제 등)를 사용하므로 껍질이 거칠고 반점이 생기는 불가피한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걱정할 필요가 없다. 친환경사과는 과육이 단단하며 상온에서 보관기간이 길다는 특징이 있으며, 껍질째 먹음으로써 껍질에 함유된 항산화물질 등 유용한 성분을 섭취하므로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착색과 성장호르몬제 미처리로 크기가 작고, 착색 발현이 적다.

2. 포도류

공급규격은 중량 200g 이상, 당도는 13°Bx 이상(거봉류·캠벨은 14°Bx, 샤인머스켓 15°Bx)이며, 색택은 품종 고유의 색택이어야 한다. 검품기준은 품종 고유의 모양을 유지하며, 외관은 과피에 병해의 흔적이 적고, 열과 또는 과피 수축현상이 없어야 한다. 송이 크기는 문제가 되지 않으며, 미숙과와 탈립과, 착색장애과, 쭈글쭈글한 송이는 출하가 금지된다.

친환경포도는 합성농약 및 호르몬제를 처리하지 않기 때문에 일반포도보다는 알의 크기가 작고, 포도를 들었을 때 줄기가 쳐지는 느낌이 난다. 특히 11~2월은 저장포도이기 때문에 가지가 마르고 품위가 좋지 않다.

친환경포도의 성수기는 7~11월 중순이지만, 11월부터는 저장포도이기 때문에 가지가 마르고 품위가 낮아질 수 있다. 또한 11월에 냉해가 얼마나 빨리 시작되느냐에 따라 저장포도의 품위가 가격이 결정되니 발주 시에는 이 부분을 참고해야 한다

3. 감귤

감귤 공급규격은 지름 4.9~7.0cm, 나머지는 별도 처리를 하며 당도는 9°Bx 이상(극조생 8.5°Bx)이다. 검품기준은 무농약 재배 이상이며, 출하 시 왁스 코팅(에틸렌, 아세틸렌 등을 사용한 인위적인 후숙처리 금지)은 금지가 되어 있다. 꼭지가 검거나 떨어지지 않아야 하며, 과피(30% 이하의)에 결점이 없고, 색택이 90% 이상이어야 한다.

친환경 감귤의 검은 점들은 감귤로 침입하려는 곰팡이균에 대항해 싸우고 비로소 막아낸 감귤 세포들의 자국이다. 이를 ‘더뎅이병흔’이라 하는데, 이 흔적은 과육까지 진행되지 않는다. 일반 감귤은 왁스처리를 하기 때문에 한약제와 차로 마시는 진피라는 감귤껍질을 사용할 수 없다. 오히려 검은 점이 있는 감귤이 건강한 감귤이고,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귤이 청색을 띄는 이유는 극조생감귤에 나타나는 특성이며, 당도에는 전혀 이상이 없다. 최근 율하조생과 같은 청기를 띄고도 더 달고 맛있는 신품종이 개발되어 유통되고 있다

4. 배

배의 공급규격은 신고, 감천, 만수 품종은 400g 이상, 추황, 만품, 화산, 원황, 황금은 350g 이상이며 당도는 10.5°Bx 이상이다. 검품기준은 품종 고유의 모양을 유지하고 외관은 과피에 수축현상이 없고, 병해의 흔적, 흑성무늬, 작은 스크래치가 심하지 않는 것은 허용한다.

친환경 배의 표면에 검은점은 검은별무늬병의 흔적이다. 어린배를 노린재 등의 곤충이 피해를 주면 울퉁불퉁한 배가 나오기도 한다. 이것은 합성항균제와 합성살충제의 사용이 금지되어 있기 때문에 간혹 이런 배들이 납품 될 수 있지만, 배를 깎으면 병흔이 배의 속과에 전달되지 않는 것을 알 수 있다. 현장에서는 검은별무늬병의 경우 과피의 흔적이 있고 검은별무늬 3개 이하, 깍지벌레는 과피의 흔적이 있고 깎아서 이상이 없는 경우, 노린재 포함 충피해는 과육이 이상이 없는 경우 납품된다

과일채소류

1.딸기

중량을 맞추기 위한 정과속 소과는 5개를 넘지 않아야 하며 검품기준은 고유의 색과 향을 가지고 있고, 짓무름과 곰팡이가 없어야 한다. 무농약재배 이상으로 1kg 포장 시 1,050g 이상이 되어야 하며, 수확 후 포장까지 선도가 유지되어야 한다.

딸기는 과육이 무르고 고온에 약하기 때문에 유통이 까다로운 품목 중 하나이다. 따라서 당일 수확한 딸기가 당일 학교급식에 배송되며, 유통과정 중 짓무름 및 곰팡이 등의 손상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한 포장을 실시하고 있다. 친환경 딸기 생산 농가들이 꼼꼼한 검수와 포장을 거치더라도 딸기의 특성상 일부가 눌리거나 무를 수 있는데, 이는 정상에 해당한다. 딸기는 본래 껍질이 없는 열매로 과내 수분흡수와 배출이 빠르다. 따라서 농약을 칠 경우 농약이 쉽게 침투하게 되고, 농약을 세척하기 위해 물에 여러 번 씻으면 당도도 쉽게 빠지는 특성이 있다. 하지만 친환경딸기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농약걱정을 덜 수 있으며, 일반 딸기에 비해 적게 세척해도 되므로 더 달고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

2. 멜론

후숙과일이므로 입고 시 당도가 12°Bx 이상이 되어야 하며 검품기준은 무농약재배 이상, 꼭지마름과 짓무름이 없어야 한다. 또한 함몰되거나 병의 흔적이 없어야 하며, 입고 시 과숙되지 않은 상태여야 한다.

멜론은 후숙과일이기 때문에 학교급식 공급 시에도 후숙 후 12°Bx 이상인 것들만 입고가 된다. 또한 흰색 그물망 무늬가 굵으면서도 최대한 촘촘하고 선명한 것을 중심으로 공급된다.

3. 방울토마토

중량은 10g 이상이며, 당도는 5°Bx 이상이다. 검품기준은 무농약 이상으로 꼭지가 시들지 않고 껍질의 탄력이 뛰어난 것을 선택한다. 열과, 기형과는 제외하며, 꼭지 없는 방울토마토는 하절기 50%, 동절기 20%를 허용한다.

토마토의 제철은 5월 중순에서 9월까지인 여름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닐하우스에서 촉성재배를 통해 연중 생산이 가능해졌다. 토마토를 포함한 과채류 재배 시 당도를 올리는 방법에는 일조량 늘리기, 질소질 비료 줄이기, 수분공급 줄이기의 방법이 사용된다. 일조량이 부족한 겨울철에는 당도를 올리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겨울철 토마토의 당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화석연료를 통해 하우스 내 온도를 높이는 수 밖에 없다. 이것이 과연 지구를 위하는 일인지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

4.수박

공급규격은 대는 8kg 이상, 중은 6~8kg 미만, 극소는 4~5kg 미만이며, 꼭지 마른 것, 공동구(속이 빈 것: 박수박)는 출하가 금지된다. 당도는 10°Bx 이상 정상 출하되며, 단 장마기는 기후에 따라 9°Bx까지 정상 출하된다. 검품기준은 무농약 재배 이상이며 품종은 삼복꿀, 타원형 계통이다. 생산과정에서 고루 익을 수 있도록 돌려주기를 실시하며 꼭지가 시든 것, 돌려짓기 아니한 것은 제외된다.

수박은 완전히 익으면 꼭지가 말라 자연적으로 끊어지는 것이 정상이다. 이 때문에 꼭지가 연두색인 것은 아직 완전히 익지 않은 것이며, 꼭지가 갈색으로 마른 것이 완숙한 수박이다. 가정용으로 구매할 때는 냉장보관하면서 천천히 먹을 것을 감안하면 꼭지가 연두색인것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