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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3-11-01 14:21
[현장] 창간호특집 유기농스타상품경진대회 - 국무총리상 의성 유기농 사과
 글쓴이 : 친환경 (58.♡.80.182)
조회 : 173  

유기농 과수의 벽을 넘다. 의성 사과

 

넘사벽’. 이른바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라는 뜻의 이 신조어는 말 그대로 감히 넘볼 수 없을 정도의 것을 말한다. 유기농에서 넘사벽이라고 한다면, 십중팔구 유기농 과수를 말한다. 가뜩이나 어려운 유기농 세계에서 차원이 다른 난이도를 자랑하는 유기농 과수로 모양과 색은 물론 맛까지 잡은 사과가 있다. 오늘의 주인공.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이철규 농부의 사과다.

 

| 손무경 기자 |

 

불가능한 사과?

 

현장에 가면 유기농 과수는 없다라는 말을 생각보다 많이 듣는다. 물론 실제로 유기농 과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유기농 과수는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렵다는 것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병충해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과일은 당분이 높아 달콤한 향이 나서 각종 벌레가 모여들어 충해를 입기 쉽고, 수확 전의 약한 과실은 기후의 변화에도 낙과가 빈번히 발생하거나 약간의 비나 습도에도 병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코엑스에서 진행한 2023 내추럴위크 유기농 박람회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유기농 사과가 있다. 바로 이철규 농부의 사과다.

 

수돗물이 아닙니다. 사과 아리수

 

올해로 27년째 사과와 함께하는 이철규 농부가 재배하는 사과로는 부사, 아리수, 시나노 골드가 있다. 이 중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것은 아리수 사과로 아리수의 는 빼어날 수()로 이름부터가 품종의 색미를 강조한다. 붉은빛의 색상이 강조된 아리수는 당도 또한 12~17°Bx로 맛도 훌륭하다. 수확시기도 추석과 걸맞아 선물용으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반면 현재 남아있는 사과 중 부사를 제외한 시나노 골드의 경우 사과가 붉게 변화는 과정에서 카로티노이드 성분이 발현되어 노란빛을 띄는 사과로 18°Bx까지 올라가는 샤인머스캣과 비슷한 높은 당도에 약간의 산미가 나타나 새콤달콤한 식미가 우수하다.

 

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국무총리상을 수상할 정도의 사과는 어떤 식으로 재배하는 것일까. 이철규 농부는 한 번도 퇴비를 시비하지 않은 것을 특징으로 꼽았다. 퇴비 없는 유기농의 이유로 그는 소가 먹는 사료가 유기농이 아니기 때문에 퇴비 또한 어쩌면 유기농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유기농과 관행으로 재배된 사과는 미세하지만 분명 맛에 차이가 있어요. 화학자재를 사용해야만 나오는 맛이 있어요

라고 말하는 이철규 농부는 자재사용에 의한 성분 변화가 맛의 변화를 준다고도 말했다. 적정이상의 시비를 하면 질소, 인산, 칼리의 함량이 높아져 칼슘의 함량이 작아지고 미네랄의 비율이 작아지나 그의 반대라면 미량원소가 많아지고 전체적으로 이른바 감칠맛이 살아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철규 농부는 자신의 사과가 국무총리상을 수상한 것에는 바로 다양한 성분의 조화가 만들어낸 특유의 감칠맛이 원인이 되었을 것이라 말했다.

 

유기농 사과를 만드는 비법. 디테일

 

이철규 농부는 우리나라에서 친환경농업육성법이 제정되기 이전부터 해외에서 석회 유황과 석회 보르도액이 유기농으로 인정된 것을 보고 잎에 병해를 방지하기 위해 위의 자재들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또한, 충해를 방지하기 위해 돼지감자와 백두홍, 은행과 호두껍질을 사용해 충제를 만들어 살포하고 있다고 했다. 또한 현재의 사과를 만들기 위한 비법이 따로 있는데 바로 3년간의 토양 개량이다. 현재 이철규 농부는 휴작 중인 농지에 수피를 50cm가량 토지 위에 깔아 3년간 숙성해 이후 토양과 함께 경운해 미생물의 활성을 유도하고 탄소를 공급하는 방식으로 토양 개량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유기농을 고수하기 위한 그의 세심함도 돋보이는 부분이 있으니 바로 사과를 씌우는 봉지다. 습도와 물에 약한 사과의 경우 올해처럼 강우가 스콜성으로 자주 많이 쏟아지는 경우 병해를 입기 쉬운데, 한국에서 제조하는 발수 코팅의 봉지는 물에 젖어 사과에 붙어 오히려 병해를 부추기기 쉽고 잘 찢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그러나 이철규 농부가 일본에서 주문 제작한 봉지는 파라핀 코팅으로 종이컵을 생각하면 쉽다. 비가와도 물이 표면을 타고 그대로 흘러내려 훨씬 효과적이다.

 

단순하지만 세심하게

 

이철규 농부는 향후 휴작 중인 농지에 치유농업이나 체험농원을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나름 가볍게 말했지만, 관상용이나 체험용 과실수를 심어 다양한 사람들이 와서 유기농을 직접 경험하고 농가에서 쉼이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관점에서였다. 유기농 사과는 어렵다는 일반적인 평가에도 이 정도면 해 볼만 하겠는데라는 생각 하나만으로 쉬이 떠올려보기 어려운 부분까지 이것이 과연 유기농일까 고민한 이철규 농부. 완벽한 유기농을 위해 사소한 부분까지 꼼꼼히 살피는 세심함이 오늘의 한국을 대표하는 유기농 사과를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