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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11-05 12:02
[재미있는 미생물 이야기] 23th
 글쓴이 : 친환경 (58.♡.80.182)
조회 : 1,232  

때는 바야흐로 된서리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상강(霜降)을 지나 본격적인 겨울 추위에 대비를 해야 하는 때가 왔다. 이렇게 가을이 깊어지면서 막바지 수확으로 분주한 농촌의 풍경들과 함께 우리네 농민들의 여유 있는 웃음이 떠나가지 않기를 기대해본다.

 연구소에서 전국 각지에서 올라온 토양 미생물을 분석하다 보면 희한한 미생물들을 많이 보게 된다. 어떤 녀석은 진한 주홍색 핏빛으로 자라는 것이 있고 또 어떤 녀석은 쭈글쭈글한 주름을 가지고 자란다.

냄새도 제각각이어서 향긋한 내음을 풍기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시궁창 냄새와 같은 악취를 발산하는 녀석들도 있다. 요즘 실험실에서 한창 유용한 농업용 미생물로 주목받고 있는 광합성세균을 순수분리하고 그 녀석 이름이 무엇인지 동정하기도 하고, 어떤 조건을 주어야 잘 자라는지 최적 배양 조건을 잡아 나가는데 여념이 없다. 그런데 같은 광합성 세균이라도 자라는 양상이 판이하게 다른 것을 관찰할 수 있다. 우리 실험실에서 가지고 있는 Rhodopseudomonas capsulata는 유리창 벽에 찰떡처럼 붙어서 자라는 반면 같은 속에 속하는 Rhodopseudomonas palustris는 액체 배지내 떠다니면서 자라 전반적으로 빨간색을 띈다. 밖에서 봤을 때 배양기 유리 벽면이 온통 시뻘건 색으로 변하면 배양이 완료된 줄 알고 발효기 뚜껑을 열어보면 발효기 유리 내벽에만 빨간 광합성 세균이 다닥다닥 붙어있고 그 안에 있는 배양액은 엷은 핑크빛을 띄고 있는 것을 관찰하기도 한다. 가끔 토양 분석을 하다보면 시뻘건 세균을 관찰할 수도 있는데 자칫 광합성세균으로 오인받기도 한다.

방선균은 일단 다른 세균들과는 확실한 차이를 풍긴다. 그런데 얼핏 보면 곰팡이와 비슷하기도 하다. 그래서 방선균들이 곰팡이로 오인되기도 한다. 그런데 방선균이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방선균은 표면이 딱딱하다. 잘 긁어지지 않아 세균이나 곰팡이, 효모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어떤 때는 곰팡이의 성장을 강력하게 억제하는 세균들도 관찰된다. 그런 녀석들은 곰팡이의 천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놈들인데 배양해서 토양에 뿌려주면 병원성 곰팡이의 성장을 억누르지 않을까 기대를 하며 분리를 해서 소중히 잘 보관하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곰팡이의 성장을 억누르는 녀석들을 배양해서 토양에 뿌려주면서 토양에 제대로 정착하고 있는지 확인하여 보는데 기대했던 것처럼 미생물 관찰이 쉽게 되지 않아 헛수고로 돌아가곤 한다.

지금 우리 연구소 온실에는 딸기 묘를 재배하고 있는데 혹시나 딸기에 처리하면 딸기의 당도나 색깔이 나아지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에 농업용으로 광합성세균 배양 희석액을 딸기 묘에 뿌려준 적이 있다. 3~5일 간격으로 3회 뿌려주고 토양에 광합성세균이 우점해 있는지 분석을 해봤는데 역시나 분석은 안 되고 별 차이도 없는 것 같았다. 이런 일이 한두 번 있는 것도 아니고 해서 그냥 방치해 두었는데 어느 날 온실에 올라가서 무심코 관찰하던 중에 광합성 세균을 뿌린 것과 안 뿌린 것에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광합성 세균을 처리한 딸기는 생기가 있는 반면 그냥 물만 주었던 딸기는 생기가 없어서 시들어 가고 있는 모양을 하고 있었다. 너무 큰 차이가 나기에 혹시나 누군가가 딸기묘에 물을 주었는지 확인해봤으나 아무도 관리를 안 해주었다는 것이다.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또 발생된 것이다. 광합성 세균 처리구는 물을 자주 안주어도 생기를 유지하고 있는 반면에 다른 대조구는 말라 죽기 일보 직전인 것이다. 아마도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는지 밝혀내기까지는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광합성 세균 배양액을 처리하니까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은 사실이므로 앞으로 더 깊은 연구를 진행할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