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에 ‘눈썰매장’이 아니라 ‘논 썰매장’이 있다고?
무수골 농부님은 추수를 마치고 논에 물을 가두고 추운 겨울이 되길 기다리신다. 그리고 깊이 넣어 두었던 썰매와 꼬챙이를 꺼내 손을 보신 후 한 쪽에 모아 두고 서로 끌어주며 신나게 탈 썰매들도 준비해두신다. 어느 날 기다리던 영하의 겨울 날씨가 찾아와 무수골 무논을 꽁꽁 얼게 했다. 꽁꽁이 무수골 논은 무수골을 오가는 사람들에게 “신나는 논 썰매 타고 가세요” 하며 손짓을 한다.
어른들은 잠시 머뭇거리시다 바로 어린 시절 추억 속으로 빠져든다. 썰매를 타다가 벌러덩 뒤로 넘어지면서도 ‘하하 호호’ 웃으며, “야~어린 시절 생각나네. 재미있다” 하시며 무수골 논을 왁자지껄하게 만든다. 찬바람을 맞으며 아이처럼 웃음 짓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며 겨울 논도 무수골 농부님도 함께 행복하다.
무수골 논에서 논 생태를 배우는 우리는 ‘논 생태해설사’
다랑이논 친환경 농사를 짓는 농부는 이렇게 말씀하신다. “논은 농사를 짓는 농부보다 더 위대하다”라고…. 그 깊은 한 마디에 담긴 논이 가진 위대함과 생명력을 되새기며 논 생태를 배우는 사람들은 몸도 마음도 숙연해진다. 무수골 논은 논 생태 ‘현장교육의 장’으로 사계절 내내 손꼽는다.무엇보다 도심 안에 있어 논 생태를 공부하는 도시 사람들에게는 너무나 감사하고 귀한 최적의 장소다. 생물 다양성을 품은 무수골 논 안팎에서는 다양한 논속생물들과 논둑 식물들을 볼 수 있다.
논 생태를 공부하는 해설사들은 눈으로만 보지 않고 도구를 이용해 채집하고 자세히 관찰하면서 생기는 물음표들을 열심히 묻고 답한다. 10강으로 진행되는 ‘논 생태해설사’ 과정 속의 현장교육 2강은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생동감 넘치게 집중이 된다. 친환경 논에서 살아 숨 쉬는 다양한 생명의 힘이다. 논에 물이 들어오고 나가는 자연적인 순환의 과정들을 보면서 “무수골 논이 중심에 서 있어서 가능한 거구나”라는 걸 알게 된다.
위에서 아래로 흐르는 차가운 계곡물들은 둠벙의 역할을 하는 연못에 모여 있다가 논으로 이동한다. 자연의 물이 고인 연못에는 겨울잠을 자는 생명들의 안식처가 된다. 봄이 오면 원앙들, 청둥오리들, 흰뺨검둥오리들 등등 연못 주위의 창포와 부들 사이에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는 보금자리가 된다. 무수골 논에서는 작은 발소리로 조용히 걷는다. 논에서 생활하는 새들을 보면 모두가 ‘쉿’ 한다…. 자세히 보고 싶어 멀리서도 조심히 사진에 담는다.
2024년에도 논살림사회적협동조합애서는 ‘논 생태해설사 현장교육’과 ‘무수골 농부학교’를 더 알차게 진행한다. 무수골 농부학교는 도시농부가 되어 볍씨 파종부터~벼수확까지의 과정을 무수골 농부님의 무수골 논농사법을 토대로 논살림사회적협동조합 무수골 논 지킴이들과 진행된다. 무수골 논 투어도 계획 중이다. 도시에 살면서 아스팔트 길이 아닌 폭신폭신한 논둑길을 걸어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된다.
기후위기 시대! 탄소 중립을 실천하며, 손 모내기와 추수, 논속생물과 육상 곤충, 그리고 다양한 토종 벼들도 보면서 체험할 수 있는 무수골 농부학교에서 만나요~
[이 게시물은 친환경님에 의해 2024-03-29 11:30:08 인터뷰에서 이동 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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