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심 걱정 없어지는 마을’ 무수골을 아시나요? 무수골은 이름에 걸맞게 서울의 도심과 확연히 다른 고요하고 아름다운 농촌 마을의 풍광을 느낄 수 있는 곳입니다. <논살림사회적협동조합>

서울 한 가운데서 토종벼가 자라는 곳. 무수골

서울시 도봉구의 무수골은 조선시대부터 시작되는 역사와 문화를 가진 마을입니다. 1477년(성종8년) 세종대왕의 17번째 아들 영해군의 묘소를 만들며 마을이 형성되어 지금까지 약 500년의 시간이 흘렀지요. 그 당시의 생활상을 보건데, 무수골은 당시부터 자연스럽게 농사를 지었을 것으로 여겨집니다.

무수골은 북한산국립공원구역에 있는 개발제한구역으로 선정되어 도심 속의 별천지 같은 모습을 자랑한답니다. 하기사, 고층 빌딩이 빽빽한 서울 한복판에서 2,000평이나 되는 다랭이논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누가 상상할 수 있을까요?

무수천 따라 도로를 걷다 보면, 어느새 빌딩숲은 사라지고 북한산만 두 눈 가득히 자리하게 됩니다. 왼쪽에선 맑은 물이 졸졸 흐르고, 오른쪽에선 층층이 자리잡은 다랭이논을 볼 수 있지요. 북한산국립원을 방문하는 시민들이 한 해 동안 가지각색의 토종벼가 자라나는 것을 보며, 500여 년 전 세종대왕께서 하신 말씀처럼 이 무수골 속에서 잠시나마 근심을 내려놓기를 바랍니다.

논살림사회적협동조합은 이 아름답고 소중한 무수골논을 알리고, 유아·초등 어린이, 가족단위 논체험 활동을 지난 몇 년간 진행해 왔습니다. 2023년 무수골논에선 흥미로운 논체험이 다양하게 이뤄졌지요. 논생물다양성조사, 시민과 함께하는 시민조사, 도봉구청과 함께 한 벼농사체험, 도봉초등학교 5학년 어린들과 함께 한 논학교, 유아대상의 논꼬마체험, 벼농사함께 짓기 등이 활발하게 펼쳐졌으며, 보고회와 시민과학컨퍼런스로 무수골논이 지닌 생태적 가치를 알렸습니다.

습지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논은 쌀을 생산하는 식량보고이자 다양한 생물들의 서식처입니다. 논에는 와 함께 물방개, 장구벌레, 잠자리애벌레 등 다양한 생물이 살고 있지요. 이렇게 많은 생물이 살고 있는 논에는 원앙과 백로 같은 새들이 시도 때도 없이 날아옵니다.

모내기를 하고 나면, 이 새들이 먹이활동을 하느라 한동안 모들이 둥둥 떠 있는 모습을 보기도 하지요. 논둑의 식물들은 이른 봄부터 인근 지역주민뿐 아니라 지나다니는 등산객들조차 일부러 들려서 냉이와, 쑥, 씀바귀를 채취하기도 한답니다. 이렇듯 논은 쌀 뿐만이 아니라 풍요로운 생태계가 자리 잡을 수 있는 곳이어요. 이를 농업이 지닌 다원적인 기능이라고도 하지요.

2024년에도 지난 몇 년간 무수골논을 중심으로 이뤄진 다양한 생물과 논체험에 대한 이야기를 이어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