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6일 기준 임산부 친환경농식품 지원 사업과 초등돌봄교실 과일간식 지원사업 예산은 전액 삭감된 상태다. 정부의 정책방향이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에 대안인 친환경농업과 점점 더 멀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16일 환경농업단체연합회(회장 조완석, 이하 환농연), 한국친환경농업협회(회장 강용, 이하 한친협) 등 친환경 생산자·소비자 단체 회원들은 여의도에 모여 정부의 농업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2022 친환경농업 생산자·소비자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경민·김경윤·엄정식 기자

친환경농업 확대! 먹거리 지원사업 예산 반영하라!

전국의 친환경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모여 윤석열 정부의 농업정책에 대해 강력히 비판했다. 환경농업단체연합회, 한국친환경농업협회, 전국 먹거리연대, 친환경농산물가공생산자협회, 한살림생협, 두레생협, 행복중심생협, GMO반대 전국행동 등 친환경 생산자·소비자 단체들은 지난달 16일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결의대회는 2,000여 명의 친환경 생산자·소비자 및 시민단체들이 함께 모여 △ 친환경농업 확대해 건강한 먹거리를 지키자 △ 임산부, 초등어린이들을 위한 먹거리 지원사업예산 반영 △ 친환경농업 직불제 확대 △ 과정중심 인증제도 도입 △ 친환경먹거리로 기후위기 극복 △ GMO 규제완화 반대 등을 촉구했다.

조완석 환경농업단체연합회 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친환경농업의 가치와 역할을 대폭 확대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인데, 대한민국은 세계적인 흐름을 선도하는 것이 아니라 방향을 잃고 퇴행하고 있다”며 “친환경농업인들이 자부심을 가지고 후계자들이 농업을 지속하는 것이 국가운영의 핵심과제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강용 한국친환경농업협회 회장은 친환경농업 예산 확대를 강력히 주장했고, 박용준 한살림생산자연합회 회장은 “CPTPP 중단, 초등돌봄임산부친환경 예산 확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친환경농업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영향 두레생협연합회 회장은 매년 삭감되는 먹거리 정책 예산을 비판하며 “언제까지 차가운 아스팔트 위에서 먹거리 보장을 외쳐야 하는지 한탄스럽다”며 “먹거리 확대는 미래세대를 위한 것이기 때문에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친환경 먹거리 예산을 지켜나가자”고 말했다.

문제형 GMO 반대 전국행동 집행위원장은 “윤대통령은 후보시절 GMO 완전표시제를 공약으로 내세웠지만, 당선 이후 산자부가 GMO 규제를 완화하는 법을 내놓고 있다”며 “친환경농업 먹거리를 위협하는 GMO 규제 완화를 반대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부분별 연설이후 강석찬 친환경가공협회 회장, 장현례 국제슬로푸드한국협회 상임이사가 결의문을 낭독하고, 집회에 참여한 친환경 생산자·소비자들은 2022 전국농민대회에 합류했다.

아이들·임산부 먹거리 예산 전액삭감 규탄기자회견 개최

친환경농업 생산자·소비자 결의대회에 앞서 환경농업단체연합회를 비롯한 친환경농업 진영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신정훈 의원과 함께 ‘윤석열정부의 아이들·임산부 먹거리 예산 전액삭감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 9월, 내년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 158억원, ‘초등돌봄교실 과일간식 지원사업’ 72억원을 전액 삭감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농식품부는 “아동의 국산 과일 섭취·선호도가 증가하고, 식습관 개선 가능성을 확인하는 등 수혜자 만족도가 매우 높다”며 위 사업성과를 지속적으로 강조했다. 농민, 학부모, 교사 등 현장의 호응이 큰 사업을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것은 매우 심각한 문제이며, 임산부 친환경농산물 지원사업의 경우 40%에 해당하는 국비지원을 없애버리면 사업을 포기하는 지자체들은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신정훈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농업정책과 먹거리 예산 삭감을 강하게 비판하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전액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완석 환경농업단체연합회 회장은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2025년부터 먹거리 지원사업들을 통합 운영하겠다고 하나, 서로 다른 목적과 특성을 가진 먹거리 지원 사업들을 하나의 사업으로 통합할 경우 시너지 효과는 커녕 부작용이 클 수밖에 없다”며, “환경과 농업, 미래세대의 가치를 담고 있는 먹거리 지원사업의 중단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세계적 흐름과 전혀 맞지 않다”며 초등생·임산부 먹거리 예산 전액 삭감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환경농업단체연합회는 △ 먹거리 취약계층과 국내 농업을 보호하는 임산부친환경농식품 지원사업, 초등학교돌봄교실 과일간식 지원 사업 예산 전액 반영 △ 먹거리 지원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한 통합추진 체계 구축 및 본 사업 확대 실시 △ 친환경농업 정책 확대 및 재정기반 조성 등을 촉구했다.

밥 한 공기 쌀값 300원 보장! 윤석열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 개최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식량주권사수-CPTPP가입저지 범국민운동본부·전국먹거리연대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윤석열정부 농정규탄 전국농민대회’를 열고 정부에 폭등한 농업생산비 대책과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을 촉구했다. 주최 측 추산 1만 5,000여명의 참가자들은 △밥한공기 쌀값 300원 보장!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 △ 폭등한 농업생산비 대책촉구! 농가부채 해결촉구 △ TRQ-CPTPP저지를 외치며 윤석열정부를 비판했다. 양옥희 국민과함께하는농민의길 상임대표는 “농업에 대한 윤 정부의 입장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생존을 보장받을 수 없기 때문에 갈아엎지 못하면 죽는다는 심정으로 나섰다”며 “오늘이 바로 본격적인 저항의 시작이 될 것이다”고 대회사를 외쳤다.

이후 함께하는 연대사로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 김재하 전국민중행동공동대표, 조완석 전국먹거리연대 대표의 발언이 이어졌다. 조완석 전국먹거리연대 대표는 “농업과 먹거리는 진보와 보수라는 진영 논리의 틀을 넘어서는 우리 사회의 근본 문제로 다뤄져야 하며 어떤 장벽과 차별도 있어서는 안 되는 기본권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연대사 이후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 김명기 전국쌀생산자협회 회장, 김창수 전국마늘생산자협회 회장의 주제발언이 이어졌으며, 전량배 한친협 부회장, 진헌극 급식연대 대표의 결의문 낭독이 진행됐다. 이날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쌀 한 가마(80kg) 24만원 보장 △쌀 최저가격제 법제화 하는 양곡관리법 전면 개정 △농가 긴급 생활지원금 500만원 지급 △임산부 친환경 꾸러미사업·초등과일 급식지원사업 본예산 반영 △농어업 인력 지원 특별법 제정 △여성농민 법적지위 보장하는 농민기본법 제정 △시장격리곡 수매 품종 제한 폐지 등을 비롯한 11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국회와 국민의힘 당사를 향해 행진했으며, 40kg 쌀 ‘나락 반납 투쟁’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