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빵’하면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데’라거나, 카스테라 모양의 빵을 주로 떠올리기 쉽다. 농식품부의 주력사업이기도 한 쌀빵은 한국의 쌀 소비를 장려하며 잉여쌀 감축에도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의 선택에는 외면받는 것이 현실이다. 바로 ‘맛’ 때문이다. 그런데, ‘맛있는 쌀빵’의 역습이 신호탄을 쏘았다. 박승미 대표의 흥만소 쌀빵이다. 

손무경 기자

유통에서 배운 시각 

“힘들어서 매일 울었죠. 매일 전쟁 같았어요”라며 박승미 대표는 지금의 흥만소를 설립하기 전 리테일산업에 종사하던 시절을 회상했다. 대부분의 먹거리 분야 창업자들이 주로 식품 쪽 종사자였던 것에 비해 박승미 대표는 유통 부분에 몸담았던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었다. “유통하는 면을 먼저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유통에서 보는 관광 시장이라든지, 아니면 지역자원을 활용한 상품들의 강점들 말이죠.” 박승미 대표는 이전 회사에서 강릉과 속초 등 강원도의 관광지에서 지역농산물 직매입을 담당했다. 당시 기른 날카로운 감각으로 소비자들의 선호를 파악해냈다. 바로 ‘직관적인 상품’이다. 한때 한국에 ‘옥고감’ 열풍이 불었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문자 그대로 옥수수, 고구마, 감자의 첫 글자를 따온 상품이다. 박승미 대표는 이러한 직관성을 보고 쌀 크림 빵을 떠올렸다고 했다. 단순히 쌀만 넣으면 떡이지만, 크림이랑 섞으면 더욱 쫀득할 것이라는 생각에서였다.

멘토링으로 길을 찾다 

생각만 하던 것을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 내는 건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심지어 제과제빵 경험이 전무했던 박승미 대표에게 쌀크림을 개발하는 것은 큰 도전이었다. “처음에는 무작정 해봤어요, 쌀을 불려서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쌀을 애초에 끓이면서 하려니까 12시간보다 더 걸리기도 했어요.” 초심자의 운이랄까, 첫 시작은 나름 쉬웠다는 박승미 대표는 곧 예상치 못한 난관에 마주했다. 쌀크림이 화학적 반응으로 녹아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다행히 무수한 테스트를 통해 원인을 해결했지만, 박 대표는 당시를 생각하면 엄청난 스트레스였다고 덧붙였다. 23년도에 먹거리 창업센터에 입주한 박승미 대표의 흥만소는 이제는 그럴 일이 없어졌다며 서울먹거리창업센터의 멘토링 프로그램의 우수성을 강조했다. 신제품 개발 시 한 달에 3일까지 할 수 있는 멘토링 프로그램을 활용해 신제품 개발을 진행한 박승미 대표는 각종 식품 분야 교수들과 상품개발 공장장을 센터를 통해 무료로 만나 자문을 구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이점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명품은 알아보는법 

바삭한 쿠키슈 속 몽글몽글하고 쫀쫀한 식감의 쌀크림이 개성있는 흥만소의 쌀빵은 맛도 다양해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많다. 특히 크림 속 톡톡 씹히는 쌀알은 씹는 재미를 더해준다. 이런 맛을 내기위해 박승미 대표는 알이 꽉차고 점성이 좋은 국내육성 품종인 알찬미를 선택했다. 지역 특화 상품을 만드는 것이 더욱 재미있고 지역을 살리는 방안이라고 생각했다는 박 대표는 밀가루보다 예민하게 반응하는 쌀가루에 애도 많이 먹었지만, 쌀의 특성에 대해 깊이 관찰하고 설명하는 모습은 이미 달인이다. 뿐만아니라, 롯데월드몰을 포함해 30곳이 넘는 백화점의 러브콜은 이미 흥만소 쌀빵의 상품성을 대변하고 있다. “우리 전통이나 제철 음식을 활용한 베이커리를 개발하고 싶어요”라는 박승미 대표는 다음 차기작으로 흑미와 백미를 표현한 쿠키류를 선보였다. 쌀 소비도 장려하고 맛도 좋은 흥만소의 ‘쌀 라인업’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