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일, 정부는 지속된 사과 가격 인상, 애플레이션(애플+인플레이션) 관련 대책으로 “2030년까지 강원도에 사과 재배지를 2,000㏊ 규모로 조성하겠다”라는 대안을 제시했다. 이날 열린 물가관계장관회의에서 정부는 “강원도와 같은 미래 재배 적지를 중심으로 생산성이 높은 스마트 과수원 단지를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했다. 특히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에서 그동안 지속적으로 연구한 사과 다축평면수형기술이 금사과, 기후위기 극복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경윤 기자

기후변화로 점차 옮겨가는 사과재배 중심축

최근 들어 금사과 먹기가 겁난다는 주부들의 반응이 심심치 않게 기사화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사과가격은 1년 전보다 71.0% 올랐으며 대체 과일인 귤(78.1%), 토마토(56.3%), 딸기(23.3%) 등도 역시 상승세가 두드러지면서 서민들의 지갑을 압박하고 있다. 이처럼 사과로 인한 물가 상승을 의미하는 ‘애플레이션’ 현상은 카드 매출로도 확인되고 있다. BC카드에 따르면 지난 2월달 과일 가게 매출액이 지난해 12월 대비 37%가량 급증했다고 밝혔다. BC카드는 2022년 3월부터 지난 2월달까지 전국 1만 3,000개 과일 판매 가맹점에서 발생한 BC카드 매출액을 분석 후 결과를 발표했다. 사과 가격이 이처럼 솟구치는 이유는 지난해 봄 이상저온에따른 냉해와 여름철 집중호우, 수확기 탄저병 등에 따른 과일 농사 흉작으로 수확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특히 기존의 사과 주산지 역할을 해온 경북지역 사과 생산의 타격이 컸다. 경상북도 지역은 과거 사과 재배에 적합한 기후를 가지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봄철 서리와 여름철 고온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최근 10년 동안 경상북도 지역의 연평균 기온은 약 1℃ 상승했으며, 봄철 서리는 2~3주 앞당겨졌다. 이러한 기상 변화는 사과 나무의 생육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특히 꽃과 열매가 민감한 시기에 치명적 영향을 주고 있다.

강원도형 ‘사과 다축평면수형’, 기존수형보다 수확량 2배 달해

지금 추세대로 기온이 상승한다면 오는 2100년 무렵에는 강원도 일부 지역에서만 사과가 생산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지난 2022년 농촌진흥청에서 발표한 사과재배적합지 관련지도 등에서도 이런 추이는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결론은 믿을 곳은 강원사과라는 것이다. 이러한 기후위기 동향에 대응해 주목받고 있는 것은 강원도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원예작물팀에서 4년간의 실증을 거친 ‘사과 다축평면수형기술’이다.(그림 1. 사과 다축형(10축) 평면수형 모식도,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 제공)) 강원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은 지난해 10월 춘천시 동내면 현장 실증지인 대풍농장(대표 이인영)에서 사과 ‘다축형 평면수형’ 기반 강원도형 노지 스마트 과원 현장 평가회를 열었다. 강원도형 10축형 평면수형은 강원도농업기술원이 제시하는 미래형 스마트 과수원의 기반 나무 모형이다. 원줄기를 수평 방향으로 눕히고 그 위로 축이 되는 수직 방향 가지 10개를 키워 마치 열 손가락을 곧게 뻗은 듯한 구조다. 강원도형 사과 평면다축수형은 나무 높이가 낮고 폭이 좁아 작업 효율을 높이면서 병해충 방제도 적은 약제로 관리할 수 있다. 더불어 수확량도 기존수형보다 2배 이상일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대풍농장의 이인영 대표는 “실증 3년차였던 작년 평균 한 주당 50개 사과를 수확했는데, 올해는 80~100개까지 수확을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하며, “이는 강원도 평균 수량의 2배에 해당되며, 최고로 주당 300개까지 수확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