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거리와 영화에 대한 쓸데없는 이야기(3)

“그의 음악에서는 청춘의 냄새가 난다”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쳇 베이커를 이렇게 표현했다. 재즈 매니아로 알려진 하루키는 쳇 베이커에 대해 “재즈의 역사에 이름을 남긴 뮤지션은 수없이 많지만, ‘청춘’의 숨결을 이토록 선명하게 느끼게 하는 연주자가 달리 있을까?”라고 말했다. 베이커가 연주하는 음악에는 이 사람의 음색과 프레이즈가 아니고는 전달할 수 없는 가슴의 상처가 있고 내면의 풍경이 있다고도 표현했다. 쳇 베이커는 미국의 재즈 트럼펫 연주자 겸 가수로, 느슨하고 낭만적이면서도 울적한 트럼펫 연주와 노래, 그리고 엄청난 막장인생으로 유명하다.

이런 쳇 베이커의 일생 중 가장 뜨거웠고 치열했던 1960년대를 배경으로 만든 영화가 바로 ‘본 투비 블루’이다. 2016년 개봉해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었고, 지금은 넷플릭스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시놉시스는 쳇 베이커가 마약으로 인해 인생의 나락으로 떨어졌다 사랑하는 연인 제인을 만나 다시 도약하려고 하지만, 쳇 베이커는 다시 마약을 선택한다. 삶의 전부 같은 트럼펫 연주를 다시 못할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불안감,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은 간절함이 안정적인 삶 대신 다시 마약을 선택하게 된 것이다. 음악을 위해 사랑하는 연인이 떠날 것을 알면서도 마약을 선택한 쳇 베이커. 이 영화는 쓸쓸하고, 우울한 쳇 베이커를 연기한 에단 호크의 연기가 무척이나 인상 깊고, 더 쓸쓸하고, 우울한 음악이 일품이다.

I’ve never been in love before (난 지금껏 사랑에 빠져 본 적이 없는데)

Now all at once it’s you (모든 것이 한 번에 갑자기……. 그건 당신이었어)

it’s you forever more (그건 당신이고 앞으로도 영원할 거야)

I’ve never been in love before (난 여태 사랑에 빠져 본 적이 없는데)

I thought my heart was safe (내 마음은 안전할 거고)

I thought I knew the score (난 그 사실을 알고 있었어)

본 투비 블루 OST 중 주인공인 에단 호크가 부른 I’ve never been in love before는 정말 한 번 쯤 들어볼만하다.

대마를 합법적으로 기른다고?

쳇 베이커가 죽기 전까지 놓지 못했던 마약. 대한민국에서도 섬유용이 아닌 대마를 합법적으로 집단적으로 기를 수 있는 곳이 있다. 무슨 소리인가 싶지만 정부는 2020년 최초로 안동을 중심으로 ‘경북산업용헴프 규제자유특구’를 지정했다. 허가를 받은 업체가 수출을 목적으로 의료용 대마를 재배하고 성분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곳이다. 무슨 마약왕 같은 것을 기대했다면 오산이다. 전국에는 현재 24개의 특구가 있으며, 특구 운영성과를 평가하고 있는데, 우수특구로 안동헴프 특구가 선정됐다. 현재 헴프특구는 특구 지정 이후 신속한 실증 착수와 관련 기업의 지역 유치, 고용창출을 비롯해 안동과학대 바이오헴프학과 신설 등 헴프 산업 활성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용, 의료용 대마는 현재 스마트팜과도 연계가 되어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대마도 유기농으로 재배하면 몸에 좋을까? 아이고. 쓸데 없는 생각이다

| 이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