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꺼운 뿔테와 깔끔한 정장 차림의 모습. 전남 해남군에서 고급차 농업법인 ‘수미다정’을 운영하면서, 학교급식 관련된 채소류도 재배하고 있는 김대슬 회장은 이날은 이전과 전혀 다른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해남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목포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한 김대슬(37) 회장은 지난해 12월 전국적 청년농업인단체인 청년농업인연합회(이하 청연)회장으로 선출됐다. 

| 김경윤 기자 

청년농업인들의 자발적 모임, ‘청연’ 전국적 청년농업인 단체로 우뚝 

“코로나19 시절 농민단체 활동이 크게 위축되었고, 청년농업인연합회도 아직 그런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빠른 회복과 전국 청년농업인의 권익 향상과 산업발전을 위한 큰 그림과 계획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김대슬 회장이 활동하고 있는 청연은 기존 청년농민단체·조직과는 다르게 자발적인 모임이라는 정체성을 지니고 있다. 장태평 전 농식품부장관이 운영하던 더푸른미래재단에서 주최한 ‘영파머 CEO MBA 과정’에서 당시 강선아 보성 우리원 대표가 ‘청년농업인 또래들의 모임과 네트워크가 필요하다’라는 인식으로 만들어진 모임이 청연이다. 강선아 대표가 초석을 다진 후 서인호 전 회장을 거쳐 김대슬 회장에 이르면서 청연은 전국적 회원을 확보했으며, 청년농업인을 위한 정책제안과 정보교류의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만들어 간다 

김대슬 회장은 누구보다도 청년농업인의 활동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있다. 13년 전 고향 해남에서 농업을 시작할 당시, 재배기술, 농업관련 법규 및 행정 등등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알고 있는 게 없었는데 편하게 교류 할 수 있는 단체가 없었다. 기존의 농민단체는 있었지만, 기성농가 위주의 모임에는 웬지 모를 소통의 벽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문제가 쌓이면서 김 회장 역시 ‘농업을 그만둬야 하나’하고 고민할 정도였다. 농촌에 새로 진입한 청년들이 같은 주제로 공감대를 형성 할 수 있다는 게 청연의 최대 장점이다. 올해로 7년을 맞이한 청연은 지속가능한 농업농촌을 청연이 만들어 나간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현재 청연은 외부의 지원은 받지 않고 자발적 회비로 운영되고 있으며,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조직망을 갖췄다.

외롭고 고민 많은 청년농업인의 동반자 될 것 

김대슬 회장의 올해 주요 포부는 코로나19 이후 움추려진 조직의 응집력을 강화하고 청연의 홍보, 정책제안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현재 농식품부 혁신 TF와 함께 청년농 권익 강화를 위한 정책발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또 장태평 위원장이 이끄는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 청년분과에서도 활동 할 예정이다. 더불어 청연은 매년 조직과 청년농업인의 현장과 실태를 담은 보고서를 발간하면서 농식품부 및 각 도의 농정국의 정책파트너로 자리매김 한다는 계획이다. 김 회장은 최근 경북 의성에서 일어난 청년농업인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안타까움으로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김 회장은 “전국에 있는 청년농업인 누구도 혼자 농사짓는다는 생각은 안했으면 좋겠고, 청연이 함께 있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라고 말하며, “청년농업인과 함께 고민하고 풀어나갈 수 있는 청연이 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