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친환경농업은 롤러코스터와 같았다. 소비는 위축되고, 인증을 포기한 농가들이 급증했다. 농약잔류는 강화됐으며, 비의도적인 농약검출로 인해 피해 보는 농가들이 속출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한국친환경농업협회와 친환경진영에서는 인증제도 개선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진행했으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친환경농민전국대회를 개최했다. 강용 한국친환경농업협회장은 친환경농업이야 말로 가장 경쟁력 있는 국가산업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강용 회장을 만나 2022년 친환경농업을 정리해 본다.

이경민 기자

Q1. 올해 친환경농업 분야 평가에 대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A1. 2022년 친환경농업 분야는 명암이 엇갈리는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우리 농민들이 감소해 6만명대가 무너졌으며, 친환경농업 시장도 위축되고, 소비도 감소하였습니다. 코로나 등과 함께 경제적인 부분도 있었지만 인증을 포기한 농민들, 그리고 인증을 지키기 어려운 농민들, 인증기준에 도달하기 힘든 여건을 견디지 못하고 포기한 농민들이 증가한 것은 올해 친환경농업 분야에 어두운 부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인증을 유지하고, 지속하는 친환경농민들이 있다는 점이 올해 친환경농업분야의 명(明)이라 할 수 있습니다. 또한 정부에서도 아직 부족하지만 친환경분야에서 해결해야 하는 인증제도 개편의 첫 단추를 끼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 합니다. 지금은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끈 수준이지만 비산이나 비의도적인 농약잔류에 대해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친환경인증을 포기하는 농가들도 발생했지만, 친환경농업에 있어 해결해야 하는 근본적인 인증문제를 정부와 민간이 함께 고민한 해였다고 생각합니다.

Q2. 올해 친환경농업협회에서는 다양한 활동을 펼쳤습니다. 올해 활동에 대한 평가 부탁드립니다.

A2. 올해는 많은 활동이 있었지만 우선 인증제도와 현장에 애로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한 해였다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친환경직불금을 받지 못하던 사각지대에 있던 농민들이 이를 받을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있으며, 앞에서 말씀 드렸듯이 현장에서 발생하는 인증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또한 올해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를 기점으로 명맥이 끊겼던 친환경농민전국대회를 새롭게 시작해 정기적으로 친환경농업인들이 모일 수 있는 시금석을 만들었습니다.

이 외에도 과잉된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소비촉진, 울진 산불 피해 친환경농민들과 포항 태풍 피해 친환경농민들의 아픔을 같이 하고 작은 성의나마 함께 하였습니다. 올해 선거 때 대선주자나 각 도지사들에게 친환경농업정책을 제안하고 임산부꾸러미, 초등학교 과일간식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수 있게 국회의원 및 관계기관을 찾아 예산 확보에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협회의 조직화 문제의 해결을 위해 도단위 지역협회의 전환에도 힘을 썼습니다. 결국 협회가 해야 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친환경농업에 대한 제도개선, 정책연구, 친환경농업인들의 시장 확대 등이며, 이를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Q3. 2023년 친농협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A3. 내년도 가장 큰 목표는 인증제도의 현실화, 그리고 친환경농식품 시장의 확대입니다. 우리가 친환경농업을 해야 하는 이유는 탄소중립에 기여, 생물다양성 유지, 지속가능한 농업 등이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친환경농업이야 말로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무기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농업은 ‘대량생산, GMO’가 연상되고, 일본은 ‘고급, 방사능’ 등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호주는 ‘청정’의 이미지 이지만 대한민국 하면 떠오르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외국인들에게 “대한민국 농업의 이미지는?”하고 물어보면 “안전, 안심, 기능성”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특화된 이미지,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농산물과 식품에 접목한다면 전 세계로 진출하는 K-Organic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국가에 친환경농업에 대한 지원을 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투자를 하라’는 것입니다. 전 세계에 우리나라를 가장 돋보이게 할 수 있는 친환경농업에 국가가 앞장서서 투자해야 합니다. 친환경 산업 기반을 만들고, 공공급식을 친환경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큰 예산이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전국의 공공급식 시장을 친환경으로 전환하고, 3~4년 정도 친환경농산물 차액지원사업을 하면 대한민국의 친환경농업이 산업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규모가 됩니다.

또 다른 계획은 협회의 재정 자립도의 확립입니다. 협회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재정의 자립이 필요하기 때문에 ‘전 회원 1만원 회비 납부’를 추진하려고 합니다. 마지막으로 정부와 함께 무농약 지속직불금을 추진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