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건강하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밥(탄수화물: 탄소와 수소화합물)과 고기(단백질)를 함께 먹어야 하는 것처럼 미생물이 살아가기 위해서도 밥에 해당하는 탄소와 고기에 해당하는 질소의 적당한 공급이 필수이다. 만약 식사를 할 때 밥은 한 숟가락 정도밖에 없는데 맛있는 불고기가 큰 접시로 가득 담겨있다면, 식단의 불균형으로 보다 맛있는 식사가 어려울 것이다. 즐거운 식사가 되기 위해서는 밥과 고기반찬이 적당한 비율로 있어야 비로소 건강도 유지하며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다. 이러한 원리는 우리 사람뿐만 아니라 아주 세미한 미생물의 세계에서도 적용이 된다.

탄질율(C/N율, C/N비)이란?

아무리 작은 미생물이라도 아무것이나 주는 대로 먹지 않는다. 미생물도 주위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먹이에 대해서도 까다롭다. 따라서 실험실에서 어떤 특정 미생물을 연구할 때 그 미생물이 제일 좋아하는 먹이가 무엇인지 찾는데 이 작업을 배지 최적화 연구라고 한다. 이때 미생물은 탄소에 해당하는 먹이를 주 에너지원으로 사용한다. 질소에 해당하는 먹이는 몸체를 이루는 단백질(아미노산)과 같은 구성성분을 만들기 위해서 필요하다. 이렇게 사람이나 미생물이나 건강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탄소와 질소의 비율을 적당해야 하는데 보통 탄소와 질소의 비율이 20:1 정도이다. 좀 더 쉽게 이야기하면 밥 20그릇에 고기 1그릇을 넣어주면 미생물은 크게 문제없이 잘 자란다는 이야기이다. 이렇게 미생물 배양시 영양원으로 맞추어 주는 탄소와 질소의 비율을 탄질율, 또는 C/N율, C/N비라고 이야기를 한다.   

탄질율과 미생물의 관계

벼 농사를 지을 때 생볏짚을 많이 넣고 모내기를 하면 벼의 생장이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경우를 접하게 되는데 이는 탄질율이 적당하게 맞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볏짚에는 탄소성분이 대략 42%가 들어있고 질소는 0.6%가 들어있는데 탄소의 양을 질소의 양으로 나누면 70이 되는데 (42÷0.6=70) 이것이 볏짚의 탄질율이다. 미생물이 성장하는데 적당한 탄질율은 20에서 25사이라고 알려져 있는데 70의 탄질율을 맞추다 보니 탄소가 너무 많고 질소성분은 모자라 미생물이 잘 자라지 못하게 된다. 이때 미생물은 생볏짚을 분해하기 위해 필요한 질소를 토양속에서 찾아 섭취하게 되어 벼가 흡수해야 할 토양속의 질소를 미생물이 모조리 먹어 치운 결과를 발생시킨다.

이렇게 생볏짚을 분해하기 위해 토양속의 가용 질소를 미생물이 분해하고 나니까 정작 벼가 흡수해야 할 질소가 부족해져 벼의 생장이 부진하게 되고 벼의 잎이 누렇게 되는 것이다. 즉 부숙이 덜된 생 볏짚을 많이 넣어주면 미생물의 유기물 분해 작용에 의해 작물 생장에도 해로울 뿐만 아니라 농산물 생산량 저하로 이어진다. 그래서 이러한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볏짚을 넣어줌과 동시에 질소성분이 풍부한 다른 자재를 혼용하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질소 성분이 풍부한 자재로는 혈분, 동물성 내장등 주로 동물의 단백질을 이용해 만든 부산물 비료 등이 있다. 마른 닭똥에도 질소성분이 있는데 대략 3.8% 정도이며 유기질 비료로 많이 사용하는 미강에는 2.1%의 질소성분이 들어있다. 농업부산물의 질소, 인, 칼륨의 성분을 아래의 표에 정리하였다.

<표1> 농업분산물의 질소, 인, 칼륨의 성분분석

참고로 우리가 발효할 때 흔히 사용하는 설탕은 탄소가 42% 들어있는 자재로서 탄소원으로 값싸게 이용할 수 있다.  

비료의 3요소가 N·P·K인 이유

동물이든 식물이든 모든 생명체는 정상적인 성장을 위해 필수적으로 공급해주어야 하는 10대 영양소가 있는데 C(Carbon: 탄소), H(Hydrogen: 수소), O(Oxygen: 산소), N(Nitrogen: 질소), P(Phosphorus: 인), K(Potassium: 칼륨), Mg(Magnesium: 마그네슘), Ca(Calcium: 칼슘), S(Sulfur: 황), Fe(Iron: 철)이 그것이다. 10대 영양소가 충분히 공급된 후 10대 영양소가 생물체 안에서 각각의 작용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미량요소인데 나트륨(Sodium: Na), 붕소(Boron: B), 망간(Manganese: Mn) 아연(Zinc: Zn), 구리(Copper: Cu), 니켈(Nickel: Ni) 그리고 몰리브덴(Molybdenum: Mo)이 그것이다. 그러므로 미량요소 단독으로는 아무런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 대량영양소가 충분히 공급된 다음에 대량영양소가 체내에서 제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수행한다.

사람은 탄소와 수소를 공급받기 위해 주식으로 밥을 먹는 것이고 산소를 공급받기 위해서 숨을 쉬거나 물을 마신다. 질소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단백질인 고기나 콩을 섭취하게 되며 그 외의 성분들은 채소와 과일, 생선류를 통해서 체내로 받아들이게 된다.

반면에 식물은 가장 중요하고 많이 필요한 탄소, 수소, 산소는 너무나도 중요하기 때문에 외부에 의지하지 않고 식물체 스스로 만들어 이용하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식물의 광합성(光合成: Photosynthesis) 작용이다. 물과, 이산화탄소 그리고 빛 이렇게 3가지 원료만 있으면 식물잎에 있는 엽록소에서 포도당(Glucose)을 만든다. 이러한 과정이 광합성이다.

이렇게 탄소, 수소, 산소는 식물 성장에 아주 필수적이지만 식물체내에서 자체적으로 만들어서 사용하게 되니까 우리는 이러한 3대 영양소는 식물에게 공급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며 그 후에 필요한 질소와 인, 칼륨을 외부에서 공급해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식물 성장에 필요한 비료의 3대 요소가 C(탄소), H(수소), O(산소)가 아닌 질소(N), 인(P), 칼륨(K)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광합성 세균(Photo Synthetic Bacteria: PSB)을 제외한 대부분의 미생물은 광합성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탄소와 수소와 산소를 가장 많이 공급해줘야 한다. 그 다음 질소, 인, 칼륨 등을 공급해 주어야 한다. 탄소가 20이 공급되면 질소는 1정도를 공급해 주어야한다. 이렇게 탄소와 수소가 적당한 비율로 공급된다 해도 또 다른 다양한 영양원(미량요소 포함) 공급이 안 이루어지면 미생물 또한 원활한 성장을 할 수가 없다. 일반적으로 실험실에서 미생물을 배양하기 위하여 탄소원(炭素源: Carbon source)으로 가장 많이 사용하는 것이 포도당(설탕)이며 질소원(窒素源: Nitrogen source)으로는 콩이나 고기 등을 삶아서 분쇄한 가루 등을 사용한다. 그 다음에 미생물이 필요한 미량원소로 다양한 성분을 추가하게 되는데 이렇게 미량요소를 공급해 주지 않으면 미생물의 성장이 저조하게 된다.

미량요소의 중요성

요즘 농가에서 퇴비를 발효시키거나 다양한 유기물을 넣고 미생물로 발효시킨 액체비료를 만들 때 대량원소인 탄소와 질소를 함유하고 있는 원료 즉, 설탕, 쌀겨, 생선내장, 혈분 등 다양한 재료를 충분히 공급을 해주는 반면 미량요소에 해당하는 성분은 거의 신경을 안 쓰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그러나 미생물의 원활한 발효 작용을 위해서 미량요소를 미생물 배양할 때 꼭 넣어주어야 한다. 우리 주위에서 미량요소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는 흔히 화학비료로서 사용하는 붕산, 황산철, 황산망간, 황산아연, 황산구리 등이 있는데 이러한 비료들을 100리터 용량의 미생물 발효 액체 비료를 만들 때 커피 숟가락으로 한 숟가락씩만 녹여서 넣어주면 손쉽게 미량요소 공급이 가능하다. 이렇게 넣어주는 것은 식물의 비료성분으로 공급을 하는 것이 아니라 미생물이 유기물을 발효하여 분해시킬 때에 미생물을 위한 미량요소원으로 투입해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