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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5-07 16:27
[신간] 죽설헌 원림
 글쓴이 : 친환경 (58.♡.80.182)
조회 : 2,594  

한국의 전통 정원을 회복시킨 시원 박태후, 시원(枾園)이라 쓰고, 시원(始園)이라 읽는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미국 매사추세츠 주 콩코드 월든 호수를 배경으로 미국의 원시적 아름다움을 노래하고 체험하면서 ‘월든’을 남겼다. 지금 우리에게도 월든이 있을까. 있다면 문인화가로 활동하면서 죽설헌을 가꾼 시원(枾園) 박태후(朴太候)의 책을 꼽고 싶다. 죽설헌은 박화백이 30년 동안 자연의 복원력에 의지해서 가꾼 순수 한국의 정원이다. 그가 정원 생활을 겪으면서 간간히 썼던 에세이가 있어 소개한다.

박화백은 원예고등학교를 졸업하고 78년부터 광주시 농촌지도소에서 근무하면서 낮에는 근무,밤에는 그림을 그리는 생활을 했다. 저자는 한국 남종화의 대가 의재(毅齋) 허백련(許百鍊)의 제자이자 조카인 치련(穉蓮) 허의득(許義得)에게 사사했다. 그리고 존경하는 스승의 호를 따서 죽설헌이라 자신의 호를 지었다. 농촌지도소 생활 20년 만에 공직생활을 마무리하고 전업화가의 길로 들어섰다. 박화백이 처음에는 취미로 했던 활동들이 세월이 더해지고 작가정신이 깃들면서, 죽설헌은 전통을 재해석해 낸 정원으로 거듭나고 있다. 책에서 박화백은 아름다움의 근원과 본질을 사색하며, 그것을 자신의 정원으로 승화시킨 과정에대해 이야기 한다. 우리가 지나치고 버려두었던 물건과 식물 하나하나가 박화백의 손을 거쳐 본질을 간직한 아름다움으로 재탄생한다. 예를 들어 새 기와로 교체하면서 버려진 토(土)기왓장은 누구에게는 버려도 아깝지 않을 물건일 것이다. 하지만 옛날 장인들이 직접 손으로 만들어, 모양과 규격이 조금이 다른 기와는 한 장 한 장이 고유의 보물이기도 하다. 박화백은 이런 토기와들을 모아 죽설헌의 담을 쌓는 재료로 이용했다.
시원의 죽설헌에는 찔레꽃, 꽃창포, 왕버들 등 우리 곁에서 환경에 적응하며 살아남은 식물, 수목에 대한 진한 애정이 배어있다. 시원의 이야기에 귀기울여 보면,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토종생태에 무관심 했는지 알 수 있다. 등잔 밑이 어둡듯이 우린 주변생태에 어울리는 감미로운 멋을지닌, 토종 식물들을 너무나 홀대했다. 박화백은 수많은 시행착오와 값비싼 수업료를 내면서 한국의 전통정원을 복구했다. 이제 죽설헌은 또 다른 한국정원의 원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러니, 시원(枾園)이라 쓰되, 시원(始園)이라 읽어도 무방하다.

우리 정원의 원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감히 권한다. 또 문학 혹은 한국화에 대해 뜻을 두고 시작하려는 젊은 청춘들에게도 이 책을 권한다. 봄까치꽃, 수선화, 삼지닥나무, 산수유, 산벚나무, 꽃창포, 상사화 등등 지금의 도시 젊은이들에게는 외계종이라 불러도 될 만큼 낯선 우리 꽃과 나무들이 이 책에 사진들과 함께 소개 되어 있다.

저자 시원 박태후│출판사 열화당│판매가 2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