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째 한국의 친환경·유기농업산업은 정체에 머물러 있다. 왜 그럴까? 많은 홍보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에게 아직 환경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하다는 것, 관행농산물 보다 상대적으로 가격 비용이 높다는 것, 기술 및 토지 사용 등이 쉽지 않다는 것 등등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중 하나가 농업의 시장화를 가로막는 규제이다. 예를 들어 농업법인의 경우 음식점을 낼 수가 없다. 이런 규제의 한계를 뚫고 친환경농산업을 확장하는 기업이 있다. 바로 네이처오다·달미옥의

변동훈 대표다. 네이처오다의 변동훈 대표는 지난달 서울 강남 남부터미널 부근의 친환경농산물 프리미엄 식당 ‘달미옥’을 오픈했다.

김경윤 기자

소비자가 있어야 생산자도 있다

“5년 전부터 유기농산물을 사용하는 식당을 열어 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처음엔 ‘바쁜 직장인을 위한 식당을 열자’라는 막연한 생각만을 가지고 있었는데, 농업경제 대학원을 다니면서 사업을 구체화 했습니다. 이왕이면 소비자들이 자주 찾는 강남 부근에 식당을 열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소비자가 있어야 생산자도 있는 거니까요.”

80년생 MZ세대인 변동훈 네이처오다 대표의 사업관은 명쾌했다. ‘농업 역시 경제논리’로 풀어가야 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농업관행과는 달리 행정 의존적이지 않고 시장 속에서 기회를 찾겠다는 계획이었다. 규제가 많은 농업 현실에 있어서 농업회사법인은 식당을 열수 없다. 변 대표는 기존의 농업법인 네이처오다가 투자하는 방식으로 우회해 새로운 회사법인을 세워 달미옥을 오픈했다.

친환경 프리미엄 식당의 정석,‘달미옥’

달미옥 식당의 내부 첫인상은 고급 한정식집 느낌이다. 정중앙에 U자형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어 혼자 온 손님들도 부담 없이 유기농 식단을 즐길 수 있다. 달미옥의 시그니처 메뉴는 한우곰탕이다. 가격은 한우소머리곰탕 한그릇이 1만 4,000원으로 저렴하지 않다. 하지만 엄선한 한우 소머리, 양지로 끓여낸 국물맛, 큼지막한 한우 고기덩어리, 그리고 아산 유기농쌀로 만든 밥, 아산 배추로 만든 김치 등을 고려하면 수긍이 가는 가격이다. 정성껏 맛있게 만든 음식이에다가 국내 친환경농산물 음식이라면 이 정도의 가격은 받아야 한다. 네이버지도 식당 리뷰에 올라온 달미옥의 평가를 보면 소비자의 분명한 선택이 눈에 보인다. ‘음식이 맛있어요’, ‘친절해요’ 등의 만족 리뷰는 기본이며, ‘재료가 신선하다’는 평가도 꽤 눈에 띈다. 변 대표는 유기농쌀을 쓰면 오히려 장점이 크다고 강조한다.

“유기농쌀의 경우 소비자들에게 호소력이 큽니다. 더불어 쌀가격도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달미옥처럼 유기농 전문 식당이 늘어 유기농쌀 소비 확산에 작은 기여라도 할 수 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변 대표는 향후 달미옥 직영점을 더 늘려갈 계획이다. 직원들에게도 워라벨을 보장해 직원들이 행복한 외식기업으로 진화시켜 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