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농혁신의 밑그림이 그려진 후 5년의 시간이 지났다. 3농혁신을 초기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였던 농어민들은 어느새 신뢰의 눈빛으로 변화했다. 공직자와 전문가, 현장 농어민들이 똘똘 뭉쳐 소통을 이뤄온 결과이다. 허승욱 정무부지사는 3농혁신의 전도사로 5년이라는 시간동안 농어민들을 농정의 주체로 만들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3농혁신의 현장에서 만난 허승욱 정무부지사. 3농혁신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Q. 충남도에서 추진하는 3농 혁신에 대해

A. 80년대 시장개방이 시작된 후 농업에 대한 정부의 지원정책이 강화되고, 1993년부터 2007년까지 국가에서는 농업에 총 221조원을 집중적으로 투자했습니다. 그런데 어째 농어업과 농어촌, 그 곳을 지키고 있는 농어민의 삶은 갈수록 팍팍해 갈까요? 농어촌 고령화, 소득의 감소 등으로 농어민 자생력은 약화되어가고 있는 현실 속에서 우리의 생명산업인 농업을 지키는 것은 그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충남도에서는 민선 5기부터 도정의 핵심 어젠다 중 하나로 ‘3농혁신’을 선정해 추진하고 있습니다. 3농혁신은 농어업이라는 산업, 농어촌이라는 공간, 농어민이라는 사람의 문제를 하나의 틀로 보고 그렇게 정책을 세우고 추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3농 혁신은 지난 5년 동안 민관협력시스템을 구축해 농어업인, 전문가, 행정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하고 있습니다. 3농 혁신은 농어업·농어촌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3농 혁신위원회’ 중심의 ‘민관협력 거버넌스’가 구축되어 농어업인과 전문가 등이 모여 급변하는 농업환경에 대응하며 농업 문제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중장기적으로 농정 정책을 가져가야 한다고 생각해 중장기적 비전인 충남 3농 혁신 2030 발전계획 및 3농 혁신 2단계 추진계획 등을 수립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새로운 정책의 발굴 못지않게 기존 사업을 재정비하고 효율적으로 추진하는 것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3농혁신을 통해 충남지역 농정분야에서도 농어업·농어촌의 새로운 가치창조 확산 및 새로운 농정 패러다임 수용·전환, 거버넌스형 농정 추진체계 및 정책 네트워크 구축 등 통합형 농정의 기틀을 마련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농어업이 농정의 주인이 되어 생산·유통·소비의 모든 과정을 혁신해 지속가능한 농어업, 살기 좋은 농어촌을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고민하고 실행해 나가겠습니다.

Q. 3농 혁신으로 일궈낼 우리 농촌·농업의 변화는

A. 3농(농어업·농어촌·농어업인) 문제와 결부되어 발생하는 많은 문제를 단기간에 해결한다는 것도 버거운 것이 현실입니다. 농어업은 농어민만의 것이 아니며, 그래서도 안됩니다. 결국 우리가 먹고 사는 문제요 식량주권과 환경의 문제이며,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에서 부족한 2%를 채우는 것이 농어업입니다.

저는 3농혁신으로 농어민이 정책의 주인공으로 나서고 여기에 농협이나 행정 등 다수의 조연이 뒤엉켜 만들어내는 쉼 없는 상호작용으로 사업의 폭발력이 생겨나고 예산의 힘이 아닌 사람의 힘으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들어가는 것을 그려봅니다. 이렇듯 우리 모두 잘 먹고 잘 살자고 3농 혁신을 추진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자연과 그 안에 살고 있는 생명의 가치를 잘 지켜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농어업과 농어업의 다원적 기능에 대한 국민적인 공감대를 바탕으로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하는 생명산업, 환경을 지키는 녹색산업, 삶터·일터·쉼터가 되어주는 농어촌을 만들기 위한 패러다임을 지속가능성에 두어야 합니다. 세계 최고의 친환경농산물 생산을 통해 소비자로부터 굳건한 신뢰를 얻고, 생산자는 협동적 방식으로 조직되며, 환경은 쾌적해진다면 도시민이 찾아오고 마을도 행복해 질 것입니다. “농업은 지난 30년간 기피해온 직업에서 향후 30년간 최고로 선망하는 직업이 될 것이다”라는 짐 로저스의 말처럼 농어업의 공익적 기능은 비시장적 가치가 중시되는 미래에 기회와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입니다.

Q. 2015 동아시아 지방정부 3농포럼을 개최하는데 의미와 소개는

A. 이달 14일부터 16일까지 충남도청 문예회관에서 ‘농업·농촌·농민을 위한 지방정부의 길’이라는 주제로 2015 동아시아 지방정부 3농 포럼이 개최됩니다. 한·중·일 지방정부 대표자, 농정관련 기관·단체, 전문가, 현장활동가 등 500여 명이 참석하며, 특히 30여 국내외 자치단체에서 참석해 3농 문제 해결을 위해 서로 연대하고 협력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행사 첫날인 14일에는 학술심포지엄, 15일에는 기념행사, 기조연설, 지방정부 대표 토론, 공동선언문 채택, 정책사례발표, 종합토론을 갖고, 마지막 16일에는 홍성 홍동마을, 예산 사과와인 등 도내 3농 정책 현장을 견학합니다. 지리적으로 인접한 동아시아 각국 지방정부의 뜻을 모아 건강한 먹거리, 도농격차 해소, 환경, 에너지 등 복합적이고 다양한 공통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동아시아 특성에 맞는 3농 정책 추진을 위해 노력하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우리농업은 인류의 유구한 역사를 이어온 생명의 원천이며 미래에도 지속되어야 할 근본 산업이기 때문에 잘 가꾸어 후손에게 물려 주어야 할 다원적 가치를 지닌 문화유산입니다. 최근에는 급속한 개방화, 기후변화 등으로 농수산물 유통체계의 변화, 도시와 농촌의 격차, 자원의 고갈 등 많은 어려움에 직면해 있습니다. 3농포럼을 통해 한·중·일 동아시아 3농정책 추진사례 공유와 의견교환으로 지속가능한 농정발전 방안을 모색하고 협려과 연대, 공동번영의 토대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겠습니다.

Q. 친환경농업인들에게 희망의 메시지

A. 우리농업은 지난 반세기 동안 식량증산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위해 ‘증산농정’이라는 기조를 유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농촌은 식량생산기지로, 농업은 더 많은 식량생산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었습니다. 급속한 시대변화 속에서 농업은 상황변화에 종합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공업발전의 보조수단에 머무르고 말았습니다.

우리의 농업을 경제성·효율성의 잣대만 가지고서 논의하면 안된다는 것을 우리 친환경농업인분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농업은 식품안전성과 식량안보, 미래생명산업으로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산업입니다.

물, 공기, 토양의 오염을 최소하하면서도 농업 생산력을 유지하고 생태계를 보존하며 안전한 농산물 생산을 목표로 하는 친환경적 농업 방식의 발전은 피할 수 없는 선택입니다. 친환경농업은 결국 농업 생태계의 건강성 증진, 생물종의 다양성 유지, 생물 순환 및 생물 활동 증진을 목표로 하는 유일한 대안입니다. 친환경농산물이 건강, 안전, 신뢰라는 이름으로 모든 국민의 밥상을 책임지고 더불어 환경도 보전하고 있습니다.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국민에게 안전과 고품질의 먹거리를 공급하는 것이 3농의 기본 책무입니다.

친환경농업 정책이 농어민만을 위한 정책 같지만 최대 수혜자는 모든 국민입니다. 반만년 한반도를 살려왔던 우리 농업을 포기할 수 있을까요?

농업을 포기한 나라, 식량주권이 없는 나라는 결국 식민의 삶을 살 수 밖에 없습니다. 우리 친환경농업인들은 식량주권을 지켜내는 파수꾼입니다. 지금 열심히 생업에 종사하고 계시지만 더 중요한 일은 앞으로 방향을 잘 잡고 가는 것입니다. 언제가 혼자 잘 사는 것은 딱 그만큼입니다. 우리 모두 함께 할 수 있어야 하며, 나부터 나서야 합니다. 친환경농업인 여러분들께 무한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