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이타마현 북서부에 위치한 히다카 시(市)는 일전에 배추와 수박 산지로써 널리 알려진 곳이다. 그러나 도심에서 40km 지점에 있는 이곳은 현재 도시화가 많이 진행되어 주택지와 농지가 공존하는 구역이 많다. 이곳에서 추운 겨울에도 밝은 녹색으로 물들어진 테라시마 농장을 찾았다.  일본 農耕と園藝

녹색 잎으로 덮여 있는 밭이 곳곳에 보인 이곳은 테라시마농장이다. 사장은 테라시마 요시미 씨(59세)로 30년 전부터 이곳에서 순무를 재배하고 있다. 테라시마 씨는 그 전에는 수박이나 멜론을 재배했다가 무, 오이, 순무 등 3가지 절임용 채소로 바꿨다. 그리고 15년 전부터는 작물 가운데 순무만을 선택해 재배 중에 있다. 현재 6만 6,000㎡에서 재배 중이다.
수확은 통상 오전 8시 30분부터 시작하지만 12월에는 아침 순무가 얼어 있기 때문에 무가 녹은 후를 기다리고 나서 작업을 시작한다. 종업원은 아르바이트생을 합쳐 20명. 일제히 밭을 마주하며 작업은 시작된다. 히다카 시 주변에 이곳처럼 대규모로 순무를 재배하고 있는 곳은 없다.

가볍고, 경쟁사가 없다
순무 한 가지만 재배
테라시마 씨는 오이를 하우스 재배할 당시 쉴 틈이 없어서 어려웠고, 무는 무거운데다 경쟁 산지도 많아서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오이와 무를 포기하고 오직 순무만 재배하고 있다. 
테라시마 씨는 “순무는 가벼워서 일단 작업에 부담이 없고, 여성 고용을 높여 농장 규모도 늘릴 수 있다”며 “특히 순무는 경쟁 산지가 거의 없다”이라고 말했다.
테라시마농장은 가공용 순무로 납품된다. 지인이 절임 업체 직원으로 있어서 지인 소개로 출하한 것이 가공용 순무의 시작이었다. 절임 업계에서 인기가 많은 것은 배추, 무, 오이 3종류로 굳이 순무에 순서를 매기자면 4번째이지만 연중 안정적으로 재배할 수 있는 산지가 거의 없는 장점이 있다. 이에 테라시마 씨는 절임업체에 독점 납품을 시작했다.
“슈퍼에서 순무 절임을 발견하면 봉지 뒤에 표시된 업체에 연락해 판매를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거래처를 늘려가면서 현재 20개 업체에 납품하고 있다. 남쪽 아이치현부터 북쪽 후쿠시마현에 이르기까지 넓게 분포 되어 있다.

종자는 하나씩만
일손과 비용 절감
12월 12일, 밭에서 파종을 했다. 베드 폭은 145~150cm로 7조로 심고, 검은색 멀칭을 했다. 배추 심을 곳에 기기를 꼭 눌러 정확하게 뚫는다. 뚫어진 구멍에 종업원들은 종자를 한 알씩 떨어뜨린다.
사실 순무나 무는 종자를 한 구멍에 세 알씩 파종한 후 솎음 전정하는 경우가 많지만, 테라시마 농원에서는 한 알만 파종하고 있다.
“솎음 전정하는 만큼 종자를 아낄 수 있고 겨울에는 2중으로 터널을 씌워 재배하기 때문에 일손도 훨씬 덜 수 있습니다. 그러면 결실이 비록 적어도 한 알씩 파종하는 쪽이 더 좋습니다.”
결국 한 알씩 파종하면 종자값, 노동력, 인건비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파종기기를 사용할 때는 피복종자에서는 아니고, 생종(生種)을 한 알씩 파종한다. 테라시마 씨는 수동 경운기로 4조식으로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다.
테라시마 씨의 밭은 여기저기 분산 되어 있는데다 모두 작은 면적이다.
“이 때는 방향을 바꿔서, 가로 방면으로 파종하면 좋습니다. 파종작업은 2시간이면 끝납니다. 같은 작업을 2시간 이상 계속하지 않는 것이 작업효율을 떨어뜨리지 않는 비결입니다.”
기계로 먼저 효율을 높이고, 수작업이 필요한 부분에 종업원을 활용하는 테라시마 씨는 일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태양열소독과 녹비로 연작장해를 예방
1년 내내 순무를 재배하지만 재배가 어려운 때는 여름 작업 때다. 본래 추운 기후와 배수가 좋은 토양을 좋아하는 작물만큼, 여름의 소나기나 게릴라성 호우가 3일 정도 이어지면 큰 어려움에 겪는다.
테라시마 씨는 겨울작업에는 시로카모메, 3월 이후에는 시로마 라는 종을 재배하고 있다. 그중 샐러드 순무인 시로마가 주된 품종이지만 더위가 계속되면 형태가 변형되거나 상해 버리는 경우가 있다. 보다 더위에 강한 품종을 구할 수도 있지만, 품종만으로 고품질 여름 순무를 재배하는 것은 어렵다. 그래서 토양소독과 토양 만들기로 극복하고 있다.
테라시마 씨는 수확을 끝낸 밭은 농기계로 경반층을 파괴해 로터리를 친다. 퇴비는 커피 공장에서 배출된 커피와 우롱차 찌꺼기를 사용한다. 여기에 말린 메추라기 분(糞)을 섞어 넣고, 반년 정도 숙성시킨 것을 1,000㎡당 2톤씩 살포한다. 메추라기 분은 계분에 비해 2배나 많은 질소분을 가지고 있어서 비료로써 효과가 높다고 한다.
그러나 순무는 비료에 민감하기 때문에 비료과다가 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질소(8)-인(8)-칼륨(8)을 1,000㎡당 40kg를 시용하는 것이 기본이다. 여기에 과인산 석회를 첨가해 살포해 준다.
테라시마 씨는 같은 포장을 연 2~3회 순무를 재배하고 있지만 여름철에는 옥수수, 겨울철에는 보리류를 재배해 녹비로 땅심을 높이고 있다. 또 여름포장에는 소독용 필름을 깔고 태양광으로 열소독을 하면서 연작장해를 예방하고 있다.
포장은 총 30군데로 나눠져 있고 저마다 배수나 토질이 다르기 때문에 토양분석을 전부 할 수는 없다. 테라시마 씨는 “비료분이 많으면 순무가 둥글어 지지 않고, 끝부분이 매우 약해진다”며 “이런 식으로 자라가는 순무를 보면서 토양을 체크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공용으로 특화, 자재비나 작업시간 절감
오전 11시가 지나면 다른 포장에서는 수확작업이 시작되고 있다. 순무는 다른 근채보다 수확하기 쉬워서 아르바이트 여성들은 익숙해진 손놀림으로 눈 깜짝할 사이에 순무를 수확한다. 특별한 주문 외에는 잎은 필요 없기 때문에 칼로 잎은 잘라버리고, 순무만을 20kg씩 상자에 담아둔다.
이렇게 수확한 순무는 작업장으로 운반해 세척한다. 17℃의 지하수를 끌어올려 사용하고 있어서 동절기에도 온기가 감돈다. 규격은 L, M, S 3종류. 선별은 기계에서 하지 않고 직접 손으로 선별한다. 종업원이 일일이 손으로 선별해 정확하게 분류한다.
L사이즈 순무는 직경 8cm 이상으로 보통 시장에 출하하는 것보다도 꽤 크다. 절임용으로 껍질을 벗겨 얇게 썰어서 사용하기 때문에 순무는 큰 것이 더 좋다. 묶음이나 봉지작업이 불필요한 만큼 자재비나 작업시간을 줄일 수 있는 것도 계약재배의 장점이다. 세척을 끝낸 순무는 컨테이너와 실온 2℃인 냉동고에 보관하며 계약자 주문에 따라 발송된다. 여름철에는 1일 50~60박스. 성수기에는 1일 4톤을 출하한다.
“이번 겨울은 그리 춥지 않다고 예상되어서 파종을 늦췄더니 매우 추웠습니다. 여러 가지로 어려움도 있지만 순무 도전에는 최선을 다할 겁니다.”
차분하지만 힘이 있게 말하는 테라시마 씨. 최근 몇 년째 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가운데도 굴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그의 순무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ㅁ번역 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