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일본에서는 자가 제조 농자재 만들기 붐이 일어나고 있다. 유기농자재 가격이 고공을 치닫고 있기 때문에 각 지역마다 나름대로 직접 자재를 만들고 있다. 그렇다고 효과가 나쁜 것도 아니다. 이번호는 퇴비에서 나온 즙과 쌀겨를 활용한 액비에 대해 소개 한다.

퇴비에서 나온 즙도 뛰어난 비료
25a의 하우스에서 직매용 야채를 만드는 오가와 도쿠오씨는 퇴비 즙으로 만든 액비를 자랑스럽게 사용하고 있다. 이 액체 비료는 효과가 빠르고 채소 맛 향상에도 뛰어난 기능을 한다. 게다가 공짜로 얼마든지 만들 수다는 것은 크나큰 매력이라고 한다. 실제로 이 액비만으로 많은 채소를 재배하고 있어서 오가와씨는 구입해서 쓰는 비료는 거의 없다.

쌀겨로 흡수시키면 액비가 완성
“제가 만든 액비는 사실 우연히 알게 되었습니다.”
오가와씨는 근처 낙농가에서 얻어온 퇴비를 밭에 쌓아 두다가 어느 날 퇴비 아래에서 즙이 흘러나와 도로까지 덮었던 적이 있다. 도로가 질퍽질퍽해지면 안되기 때문에 바로 옆에 두었던 쌀겨를 퇴비 위에 뿌려 두었다. 쌀겨는 기름 등을 흡수하기 때문에 그 즙을 빨아들여 즙이 흘러내려가는 것을 모면하기 위해서였다.
그 후 즙을 흡수한 쌀겨를 삽으로 긁어모아 어딘가에 버리려다가 왕겨를 넣는 큰 비닐봉지에 넣어 하우스 옆 양동이에 넣어 두었다.
“한 주간 정도 지났나요. 양동이를 사용하려고 비닐을 들었는데 밑에 검은색 액이 쌓여있었어요. 한번 사용한 봉지였기 때문에 밑에 구멍이 뚫려있었어요.”
그러나 그 액에서는 이상하게도 소변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다. 그래서 인근 하우스 배추에 물로 엷게 뿌려 보았다.
그리고 3일 정도 지나서 어머니에게 “내 대신 비료를 줘서 고맙다”라는 말을 들었다. 이에 하우스를 보러 갔더니 확실히 배추의 색택이 좋아진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때 이것을 사용할 수 있겠다고 그 때 생각했습니다. 이미 4년 전의 일이지만 그 때부터 나름대로 공부해서 액비를 만들게 되었습니다.”

퇴비를 이용한 유기액비 만드는 법
①중숙 퇴비를 활용한다
우선 퇴비 즙을 얻기 위해서는 암모니아 냄새가 심한 중숙 퇴비 쪽이 좋다. 질소성분이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생퇴비를 사용하면 즙이 지나치게 줄줄 흘러내려 버려서 추천하지 않는다.
②쌀겨로 즙을 가둔다
비가 내리면 퇴비에서 즙이 흘러나오기 때문에 그곳에 쌀겨를 댐처럼 쌓아 둔다. 퇴비에서 나온 즙은 쌀겨 댐에 막히면서 서서히 흡수된다.
③흙과 섞여서 토양균 발효비료
쌀겨가 즙을 흡수해서 갈색처럼 되면 삽으로 퇴비와 흙이 조금 섞이도록 그 장소에서 교반한다. 이 때 근처에 있는 잡초 뿌리도 조금 넣도록 한다. 뿌리 부근에는 미생물이 모이기 쉬운 탓인지 일반 흙을 넣는 것보다 발효가 천천히 진행되기 때문이다.
④퇴비즙 넣은 발효비료를 그대로 짠다
교반한 쌀겨를 한주간정도 발효 시킨다. 처음에는 코를 찌르는 암모니아 냄새가 나지만 쌀겨 발효비료처럼 되면 냄새가 누그러진다. 그 후 쌀겨 발효 비료를 비닐봉지에 넣고 봉지마다 양동이에 넣어둔다. 비닐 봉지는 닫지 않고 공기가 들어갈 수 있도록 하고 바닥은 못 등으로 구멍을 많이 뚫어 둔다.
비닐봉지에 넣고 3일 정도 지나면 양동이 바닥에 검은 액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한주간 정도 지나면 꽤 모여든다. 봉지 안에서도 발효를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마치 일본주를 짜는 것처럼 숙성된 액이 쌓여가는 느낌이다.
쌀겨 발효비료의 수분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40ℓ 정도의 발효비료에서 짤 수 있는 액은 1ℓ 정도다. 다만 비닐봉지에 넣을 때 발효비료가 건조해져 있다면 물을 첨가하기도 하기 때문에 짤 수 있는 양은 꽤 바뀔 수 있다.
⑤왕겨숯으로 냄새를 없앤다
가장 마지막에 괴인 액체를 다른 양동이에 옮기고 1ℓ 액체에 왕겨숯을 1움큼 정도 넣고 섞는다. 며칠이 지나면 숯의 소취효과로 인해 암모니아냄새가 거의 사라진다. 이것이 액비의 완성이다. 다만 동분(動噴)을 사용해서 살포하는 경우는 손수건 등에서 한번 액을 여과하고 나서 사용한다.

색 차이로 농도를 바꾼다
오가와씨는 완성한 액비를 패트병에 넣어 보관하고 있다. 냄새를 맡아보면 희미하게 새콤달콤한 향기가 난다. 어쩐지 마셔도 될 것 같은 느낌마저 든다. 설마 이것이 퇴비로부터 나오는 그 국물이라고는 전혀 생각되지 않는다. 색은 진한 검은색일 때도 있고 갈색일 때도 있다. 어느 쪽이든 냄새는 변하지 않다고 하지만 오가와씨는 이 색을 기준으로 희석 배율을 정하고 있다. 거뭇한 것은 성분이 진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1,000배 정도로 희석하고 갈색빛이나 엷은 색을 띠는 것은 250~500배로 희석하고 있다.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유기농 액비
오가와씨는 자신의 오이에 이 액비를 한 주에 2회 정도 뿌리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도 좋은 열매가 주렁주렁 열린다.
“오이는 질소를 원하는 채소이니까, 효과가 바로 있는 액비를 사용하면 됩니다. 그러나 시판되고 있는 액체 비료를 사용하면 엷게 시비해도 씁쓸한 맛이 나옵니다. 이 액비는 질소 성분이 그만큼 많지 않은 탓인지도 모르지만 맛은 이전보다 좋아진 느낌입니다.”
실제 이 액체 비료를 계속적으로 사용하게 되고 나서 오가와씨의 채소를 구입한 손님으로부터 “토마토를 먹지 않았던 손자도 당신이 재배한 토마토는 맛있게 먹는다”라고 들었다고 한다. 오가와씨가 또 “당신 야채를 먹게 되고 나서 몸이 가벼워졌다”라고 하는 노파 가 있던 것이다. “기분탓이지 않냐”라고 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라고 노파를 통해 오가와씨는 매우 기뻤다고 한다.
오가와씨가 직판 경영으로 바꾼지 3년 정도 됐지만 재배하면 할수록 손님의 얼굴이 떠오른다고 한다. 자신의 고객들에게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안심할 수 있는 야채를 만들고 싶다는 오가와씨.
퇴비만 있으면 몇 번이고도 만들 수 있는 이 액비는 돈이 전혀 들지 않을 뿐더러 안심하게 사용할 수 있어서 적극 추천한다고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