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창길 박사 등은 ‘유기농업의 기술수요와 기술개발 로드맵’이라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유기농산물 생산규모가 지난해 4,081억원에서 2020년 1조 4,296억원으로 크게 늘어나고, 이에 따라 유기농업 기술수요도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앞으로는 분야별 기술개발 로드맵에 따라 단계적으로 유기농업 기술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인 것이다. 유기농업 전문가, 유기농업인들이 필요한 유기농업 기술, 과연 어떤 분야일까? 월간친환경에서는 유기농업 기술 로드맵을 집중 분석해 본다.

목차

1. 유기농업 기술개발 동향

2. 유기농업 기술 토양·양분관리 기술개발 필요

3. 유기농업 기술개발의 우선 순위

4. 유기농업 기술개발의 로드맵 설정

5. 유기농기술 로드맵. 이렇게 추진해야 한다

1. 유기농업 ㅋ기술개발 동향

유기재배 방법은 농약·화학비료의 기능을 보완·대체하는 기술

유기농업은 농약·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유기재배로 농산물을 생산하여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영농행위이다. 유기재배의 기본원칙은 환경의 자연순환 기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유기농업 기술은 환경의 자원순환 기능을 충분하게 발현시킬 수 있는 조건을 정비하고, 그 기능이 효과를 발휘할 수 없는 경우 인간의 노동력이나 그 이외의 수단으로 보완토록 한다.

유기농업은 환경부하를 낮추고 자원순환의 증진 유도

유기농업은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관행농업에 비해 농업활동에 따른 환경부하를 낮추고 자원순환 기능을 증진시킨다. 유기농업은 다양한 생물로 이루어진 생태계를 기반으로 자연 본래의 기능을 최대한 활용해 병충해를 억제하고 작물을 재배하는 농법이다. 유기재배는 2차적 자연환경을 형성하는 농지에서 이루어지며, 적절한 농업생산 활동을 통해 자연환경을 보전하고, 아름다운 경관을 조성하는 등 환경적 측면에서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한다.

유기재배는 전반적으로 농산물의 안전성을 높이고 환경부하를 낮추는 장점이 있지만, 관행농업에 비해 노동력이 많이 투입되고 농자재의 비용이 높다는 단점도 있다. 정부는 유기재배와 관련해 친환경농업 실천 농업인에게 초기 소득 감소분 및 생산비 차이를 보전하기위해 친환경농업 직접 지불제를 시행하고 있다.

유기농업 기술개발 동향

친환경 및 유기재배 관련 연구 가운데 토양관리 연구가 전체의 약 51%로 나타나, 토양에 대한 연구가 집중적으로 추진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병해충 관련 연구와 친환경농업 실태조사 등은 각각 10% 수준으로 진행되었으며, 토양관리 이외에 경영, 유통, 잡초방제, 품종 및 축산 등 유기농업에서 중요한 분야의 기술개발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

재배분야별 친환경 및 유기재배 연구 현황은 국내 농업의 구조에 따라 논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47.8%로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특히 벼 재배에 관련된 연구가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밭작물 유기재배에 대한 연구는 약 17%를 밑돌았으며, 시설작물 관련 연구는 22%, 과수 관련 연구는 13%를 차지하고 있다.


2. 유기농업에 대한 기술 수요

전문가의 유기농업에 대한 기술 수요조사 결과

토양·양분관리 분야는 녹비작물 및 초생재배, 퇴·액비 및 유기질 비료, 토양미생물, 무경운 등으로 구분되며, 작목별 특성 반영이 중요하다.

토양·양분관리의 특성상 장기간에 걸친 지력 증진이 농업생산성에 큰영향을 미치므로 녹비작물 및 초생 재배 분야에서는 장기적인 녹비작물 이용의 효과 및 토양특성 분석 연구가 필요하다. 녹비종자의 증식 및 보급체계와 관련된 기술을 연구·보급해 실제 농업현장에 활용가능토록 해야 한다.

구분	세부기술	주요 내용 및 효과
토양·양분 관리기술	녹비작물재배	녹비작물을 통한 양분공급
	퇴비, 액비 (경축자원순환)	토양미생물 활동을 촉진해 작물에 균형 있는 양분공급, 토양의 물리성, 화학성, 미생물성을 개선
	유기질비료	토양에서 분해되어 양분을 생성, 유박, 피마자박, 팜박 등
	미생물활용	작물에 균형 있는 양분 공급
	무경운, 부분경운	피복작물의 토양환원으로 양질의 유기물 공급, 작업 노력과 연료비 절약
잡초 관리 기술	기계적 제초	농업 여건과 환경에 맞는 제초기 사용
	유기물이용 피복	피복작물, 볏짚, 수피 피복 등 이용
	화학제품이용피복	비닐, 부직포, 차광막, 종이, 자연분해 비닐 등 이용
	동물자원 이용	왕우렁이, 오리, 거위 등 유용동물을 이용해 잡초제거
병충해 관리 기술	유인트랩	유아등, 유인액, 끈끈이 등을 이용해 해충을 유인 퇴치
	천적 활용	천적유지식물, 진디흑파리, 무당벌레, 담배장님노린재 등. 효과가 늦으나, 천적 정착 후 밀도가 증가하면 효과가 큼
	유황, 난황유 동식물추출물	동식물 농가 자가제조 병해 방제제 활용
	생물농약	유용 미생물, 곤충에 병을 유발하는 세균을 이용한 병해방제
	천연물질 활용	식초나 바닷물을 희석해 작물에 뿌려 병해 방제
기타 기술	유기종자·육묘	유기종자의 채종·생산, 육묘·재배기술
	유기농산물 판별	유기농산물 신뢰성 제고를 위한 진위판별 기술
	유기농산물 가공	유기농산물의 부가가치 제고를 위한 가공 기술

무경운은 경운작업을 하지 않고 파종하거나 이식해 작물을 재배하는 방법으로, 전년도 재배한 작물의 잎이나 과실 등이 자연스럽게 밭고랑에 남아 자연산 거름이 되며, 트렉터나 경운기 등 농기계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탄소배출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유기농업기술 중 잡초방제는 주로 비닐 멀칭에 의존하고 있으나, 비닐은 토양 잔류 시 오염을 유발하며 수거비용이 소요되므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비닐을 대체할 수 있는 자연분해 비닐, 종이 피복, 부직포 피복 등의 대안이 될 수 있는 피복 재료를 발전시켜야 하며, 또한 멀칭을 하지 않고 농작물을 재배하는 무피복 재배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농업인의 유기농업에 대한 기술 수요 결과

농업인 대상으로 실시한 분야별 유기농업 기술 수요 조사결과를 보면, 토양·양분관리 기술 중 미생물 활용이 30.3%, 토양개량자재가 21.3%로 높게 나타났다.

잡초관리 기술에서는 자연분해 비닐 피복이 52.5%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환경적으로 부정적인 효과를 줄일 수 있는 자연분해 비닐에 대한 기술이 개선되면, 실제 농업 현장에서 널리 이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해충관리 기술로는 시판 유기농자재와 미생물·선충이용에 대한 기술개발 요구가 28.7%, 35.3%로 나타났다. 시판 유기농자재와 미생물·선충은 농가에서 이미 많이 적용하고 있으나, 아직 가격이 높고 효과도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므로 기술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

병해관리 기술 가운데에서는 난황유, 식초, 목초액, 바닷물 등의 천연물질·식품 이용에 대한 필요성이 26.2%로 가장 높았고, 미생물 등 생물농약 23.0%, 시판 유기농자재 19.7%, 저항성 품종 18.9%로 나타났다. 해충관리 기술은 농가에서 직접 만들어 활용하는 기술보다는 농자재 형태로 시중에서 구입해 적용하는 것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 농촌 인력의 고령화와 일손부족으로 인해 농가에서 직접 해충관리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어렵다.

그림1. 농업인의 분야별 유기농업에 대한 기술 수요(토양·양분관리 부문)

그림2. 농업인의 분야별 유기농업에 대한 기술 수요(해충관리 부문)

그림3. 농업인의 분야별 유기농업에 대한 기술 수요(병해관리 부문)

3. 유기농업 기술개발의 우선 순위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는 지난해 유기농업 전문가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 유기농업 기술개발에 대한 우선순위를 도출하였다.

조사결과 유기농업 기술의 종류별로 개발의 우선순위는 토양·양분관리 기술이 가장 높게 나타났고, 그 다음으로 병충해관리 기술, 잡초관리 기술 등의 순으로 조사되었다.

토양·양분관리가 유기농업에서 가장 중요하고 병충해관리와 잡초관리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가장 우선적으로 기술개발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판단되었다.

 유기농업 기술에 대한 평가기준 간의 상대적 중요도는 시장성과 기술성이 각각 0.54와 0.6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공공성은 0.10로 낮은 수준이다. 공공성이 낮은 중요도를 보인 것은 유기농업 기술개발이 타 산업에 미치는 영향력을 고려하기보다는 유기농업 그 자체에 중점을 두고 연구·개발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유기농업 기술개발의 우선순위에 대해 분야별로는 경축자원순환기술, 유기물피복, 생물농약, 유기종자 및 육묘기술을 각각 우선적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기농업 기술개발의 우선순위를 종합해 계측한 결과, 퇴·액비, 유기질비료를 포함한 경축자원순환이 0.21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 순위로는 생물농약 0.125, 녹비작물 재배기술이 0.119로 뒤를 이었다.

 4. 유기농업 기술개발의 로드맵 설정

토양·양분관리 기술개발 분야

토양, 퇴·액비, 유기질비료는 유기농 경축순환체계를 갖추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로 유기물 순환과 양분 순환을 위해 필요하다.

유기물 순환촉진을 위해 2018년까지 5년간 유기 조사료 생산기술, 2022년까지 유기 축산물 생산기술, 2020년까지 유기 가축분뇨 재활용 기술에 대한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양분 순환촉진을 위해서는 유기물 순환시스템 규명 기술이 2017년까지 먼저 확립되어야 하며, 2015년부터 2022년까지는 양분용탈 및 휘산추정 기술에 대한 연구 투자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사진]. 광역친환경농업단지의 경축자원화센터

- 유기농업에 이용 가능한 녹비작물 선별·개발의 단계적 추진

유기농업 기술개발의 우선순위 종합평가에서 3위로 나타난 녹비작물을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내 유기농업에 이용 가능한 녹비작물을 선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녹비 및 초생재배와 관련해 녹비를 장기적으로 이용했을 때 발생하는 효과와 해당 토양의 특성을 고려하는 것이 녹비의 효과적 이용을 위해 필요하다. 토양의 특성은 변동성이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연구개발은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2016년부터는 녹비종자 증식 및 보급체계를 구축해 농가 보급이 잘 이루어지도록 해야 하며, 과수 자생초종 혼파 재배기술은 2017년까지 중기적으로 개발한다면 기술이 안정화 될 수 있을 것이라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잡초관리 기술개발 분야

유기농업 기술개발의 우선순위 평가에서 5위로 나타난 유기물 피복분야는 유기물 활용을 위한 피복자원 연구가 우선적으로 시행되어야 한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피복자원을 개선하면 환경친화적인 유기물이용 기반이 마련될 수 있으며, 이후 2017년부터 2022년까지는 유기제초제 개발 및 활용 연구가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

친환경적 잡초관리 시스템 구축을 위해 유기물 이용 이외에 경운방법, 윤작체계, 기계적 관리, 잡초관리 연구, 매뉴얼 개발 등 다른 측면에서도 조사·분석해 잡초관리 연구개발의 실효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

경운 및 윤작체계 분야에서는 2017년까지 경운방법 개선과 무경운·최소경운에 대한 기술개발을 완료하고, 이를 바탕으로 2022년까지 잡초와의 경합력 증진, 피복작물을 활용한 윤작체계 확립을 추진해야 한다.

    농촌 노동력 부족에 대한 대응측면에 기계적 관리가 중요하며, 제초기계효과를 높이는 연구를 진행해야 할 것이다.

  병해충방제 기술개발 분야

생물농약은 농자재의 형태로 농업인들에게 공급되는데, 가능성이 높으며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기 때문에 우선순위 평가에서 2위를 차지하였다. 미생물농약 기술개발은 2017년까지 추진하고 이를 바탕으로 2022년까지 부존자원 활용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두는 것이 효과적이다.

유황, 난황유, 천연추출물 기술개발은 우선순위 4위로 전망이 높다. 난황유는 채종유 등 식용유를 계란 노른자로 유화시켜 만드는데, 병해충 방제를 위한 자가제조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는 농가들이 많다. 농가 기술을 조사·검증해 표준화시키고, 지역 및 작목특성에 맞는 응용이 가능하도록 지역의 선도 유기농가들과 협력할 필요가 있다.

5. 유기농기술 로드맵. 이렇게 추진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유기농업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는 농촌진흥청의 어젠다로 추진되고 있으나 그 규모가 크기 않은 수준이다. 향후 기술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유기농업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며, 분야별 기술개발 로드맵에 따라 단계적으로 기술개발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

유기농업 기술개발을 위한 지속적인 R&D 투자 필요

농가는 토양·양분관리, 잡초관리, 병충해 관리 등의 유기농업 기술이 생산비를 감소시키고, 유기농산물의 품질을 제고시키는 등 경제적 가치를 증대시키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농가 설문조사를 토대로 유기농업 기술의 가치를 평가한 결과 약 954억~1,255억원으로 분석되었다. 유기농업을 발전시키는 데 있어 유기농업의 기술개발은 핵심적인 밑거름이 될 것이므로 유기농업의 건실한 발전을 위해 기술개발을 위한 정부차원의 적극적인 R&D 투자가 중요하며, 정부의 지속적인 R&D 투자를 기반으로 중장기적으로 민간투자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

퇴·액비와 유기질비료 기술에 대한 R&D 확충

유기농업 기술개발에서 가장 우선순위가 높은 분야가 토양·양분관리이며, 이를 위해서는 경종과 축산을 통합해 물질 순환이 잘 이루어지도록 해야 한다. 특히 가축분뇨로 퇴비나 액비를 만들어 농작물에 적용하면 양분을 공급하고 환경 부하를 줄일 수 있으며, 작물 부산물을 가축사료로 활용해 사료비용을 줄이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지속가능한 유기농업 시스템 구축을 위해 퇴·액비와 유기질비료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도록 제조 및 활용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해 보급해야 하며, 특히 자원순환 촉진을 위해 지자체 단위로 경종농가와 축산농가를 연결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

잡초관리와 병해충관리의 효과성 개선 필요

농업인들은 잡초관리와 병해충관리에 많은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기상여건하에서 과수농가들의 기술적인 어려움이 심각한데, 과수분야 유기재배 기술을 지속적으로 개발하기 위해 ‘유기농업기술센터(가칭)’를 설립해 운영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잡초 억제를 위한 피복자원을 개선해 환경친화적인 유기물 이용기반이 마련될 수 있도록 관련 연구개발에 지원이 필요하다. 또한 병해충 관리를 위해 우선순위가 높은 생물농약 기술개발을 지원하고, 개발된 기술이 사업화되어 보급될 수 있도록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유기농업 기술을 적극적으로 교육하고 보급해야

연구개발 또는 발굴된 유기농업 재배기술을 농가에 홍보하고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유기농업 재배기술이 전파될 수 있도록 매뉴얼을 작성·개정하여 보급하고, 유기농업 선도 농가를 명예지도사로 위촉해 현장에서 기술컨설팅과 유기재배 기술보급의 역할을 담당토록 해야 한다. 환경보전적 가치가 있는 기술이 농가단위에 원활하게 보급될 수 있도록 직접지불제도 등(예: 저탄소농업 직불제) 경제적인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